'장비순환식 훈련'…내달 1일부터 해상적대행위 금지조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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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해상 사격 훈련하는 해병대.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1일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설정된 해상 완충수역으로의 포사격이 전면 중지됨에 따라 해병대가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점검과 해당 부대원들의 기량 유지를 위해 '장비 순환식 훈련'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연간 2~3회가량의 K-9 실사격 훈련을 해왔으나 다음 달부터는 불가능하게 됐다.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K-9 자주포가 각각 20여 문, 10여 문이 배치됐다.

해병대의 한 관계자는 23일 "올해까지는 중대급 단위 병력만 순환식으로 헬기로 육지로 빼내 훈련 후 복귀시키도록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연간 계획된 훈련 기간에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를 중대단위(통상 6문)로 육지로 반출해 사격훈련을 한 후 다시 반입하는 순환식 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된 훈련 기간에 6문 단위로 K-9 자주포를 육지로 보내 4~5일 훈련하고 다시 서북도서의 원래 위치로 복귀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해병대의 2개 부대 단위 순환식 전개계획(UDP:Unit Deployment Program)과 유사하다. 미국은 본토 근무 해병부대를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 보내 일정 기간 훈련 후 복귀시키는 UDP를 시행 중이다. 병력과 장비를 원거리로 수송해 현지 적응토록 하는 해병대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해병대는 내년부터 적용하는 훈련 방식을 MDP(Marine Deployment Program)로 명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서북도서의 K-9 자주포는 상륙함(LST)을 이용해 육지로 반출된다. 이때 해당 K-9을 운용하는 병력도 함께 나오게 된다. 

일시적으로 K-9자주포가 반출되는 백령도와 연평도 포진지에는 김포 2사단이 운용하는 K-9 자주포가 대체 투입된다. 2사단의 K-9 자주포는 육지 훈련장에서 상시 훈련할 수 있어 유사시 서북도서에서도 즉각 운용이 가능하다.

해병대 관계자는 "반출되는 자리에 2사단 K-9이 대체 투입되기 때문에 전력 공백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백령도와 연평도의 K-9 자주포는 경기 파주의 무건리 사격장으로 이동시켜 점검과 함께 사격 훈련이 이뤄진다. 

스토리사격장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이 이뤄졌지만, 이 사격장이 지상 적대행위 금지구역과 일부 중첩돼 무건리사격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육군 K-9 부대도 다음 달부터 스토리사격장을 이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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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하는 해병대 K-9 자주포. 사진=연합뉴스

또 해병대는 서북도서에서 K-9 '비사격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 포탄을 발사하지 않고도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비사격훈련은 포진지의 K-9을 사격 위치로 빼내 탄약까지 장전하는 훈련을 말한다. 사격 발사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의 과정을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둬 이뤄진다.

2010년의 경우 1월부터 연평도 포격전이 발생하기 전 10월까지 연평부대에서는 460회의 비사격훈련을 했다. 이런 훈련 덕분에 당시 북한의 포격이 시작되자 14분 만에 대응사격이 가능했다고 해병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타격 목표에 대한 정확한 좌표와 화력전 대비계획만 철저히 수립되어 있으면 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앞으로 서북도서에서 비사격훈련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에 서해 덕적도 이북 해상에서 북측 남포 인근 초도 이남 수역까지 135㎞를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으로 설정했다. 

이 구역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각종 포 실사격과 함정 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이 구역을 항해하는 함정의 포구·포신에는 덮개를 씌워야 한다. 북한도 서해안 일대의 해안포 포문을 폐쇄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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