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덕 '연계탁영', 박민용 '비움', 최정문 '오색찬란' (왼쪽부터)
유현덕 '연계탁영', 박민용 '비움', 최정문 '오색찬란' (왼쪽부터)

 

가을과 겨울 사이 단풍보다 곱게 먹빛 물드는 캘리그라피 전시회가 찾아온다.

한국캘리그라피협회 무술년 3번째 협회전 ‘곧 겨울’전이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남산갤러리에서 열린다.

중부일보와 서울시, 남산도서관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16명의 작가가 44개 작품에 그림과 색깔을 빼고 오롯이 먹빛 만추를 짙은 가을향기로 그려낸다.

봄에서 여름을 지나 늦가을에 찾아오는 ‘곧 겨울’전은 작가들이 채움과 비움, 그리고 씨앗으로 연결되는 계절의 흐름을 끌어안고 가슴앓이했던 시간들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다.

때로는 강렬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봄꽃 같은 향기로 일상을 투영하며, 서늘한 깊이로 인생을 관통하는 작가들의 고뇌가 작품 하나하나에 단풍 물들듯 스며있어 보는이들로 하여금 민낯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유현덕 한국캘리그라피협회 회장은 “우리의 이야기가 세상에 어떤 희망과 꿈을 줄지 궁금해진다”며 “떠나는 가을이 아쉬워 눈물을 쏟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심장에서 꺼낸 시 구절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 고백을 직접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민용 작가는 “잎을 비워 발밑을 덮으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삶이란 지독한 희망”이라며 “지금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나다움’을 생각해보며 소망의 씨앗 하나씩 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작가는 “꽃은 꽃다워야 향기롭고 나무는 나무다워야 그늘이 넓으며 산은 산다워야 품이 깊다”며 “희망을 채운 사람은 좌절이 없고 꿈을 채운 사람은 두려움이 없듯이 만추 속에서 한해의 결실을 맺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짙은 그리움으로, 혹은 애잔한 사랑으로 다가올 ‘곧 겨울’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한편 이번전시에는 권순호, 김서정, 김은주, 박명희, 박민용, 박보정, 백경애, 이경근, 이정민, 안현랑, 임지나, 성은정, 유현덕, 최재건, 최정문, 최정윤 작가가 참여한다.

백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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