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진 여파 시험연기 불구 시험장 49곳 중 28곳 보강 미비·예비시험장 이동 등 계획도 미흡… 상황 발생땐 사실상 재시험 불가피
인천시교육청 "안전위해 소방관 배치 예진 등 지진발생 조짐은 없어"

지난해 포항해서 발생한 지진 피해 모습. 한동대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연합
지난해 포항해서 발생한 지진 피해 모습. 한동대 외벽이 떨어져 나갔다. 연합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인천지역 시험장에 대한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수능이 연기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올해 인천 지역 수능 시험장 절반 이상이 내진 보강 공사를 하지 않은 곳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시험장 49곳 가운데 28곳은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지진 등 안전 비상사태를 대비해 인천지역 20개교를 예비 시험장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이동수단, 경로확보 등 구체적인 계획도 미흡하다.

시험 당일 수험생들이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은 45인승 버스 한 대에 불과하다.

올해 인천 지역 수험생은 3만598명으로 학교 1곳 당 최소 57명을 수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진 발생 시 수험생들을 예비 시험장으로 이동시키기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더욱이 시교육청이 각 수험장에 지진 등 재난 발생에 따른 안전지침을 내려 보냈지만, 이마저도 건물 붕괴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하기 위한 경로 확보와 관련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사실상 지진이 발생하면 수험생들이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재시험을 봐야하는 실정이다.

시교육청은 이달 초 수능 시험장 49곳을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수능을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당 경찰 2명, 소방관 1~2명을 배치해 안전상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며 “건물 붕괴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옮기는 경우는 시험지 유출로 재시험을 치를 가능성이 높고, 예진 등 지진 발생 조짐이 없었던 만큼 시험 당일 수험생 수송 등 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지역은 지난 2011년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12차례나 발생했다.

이시은기자/tldms6890@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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