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와 제로셔틀 동반 시승… 도농기원 스마트팜 기술 견학
굿모닝하우스에 차려진 오찬, 南-北 경제지역 농산물 활용

경기도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의 대표격인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판교를 찾아 자율주행차에 시승한 뒤 농담 섞인 소감을 내놨다.

리 부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55분 판교 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서 판교 제1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까지 1.5㎞ 구간에서 10여 분간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을 탑승했다.

제로 셔틀을 타고 스타트업캠퍼스에 도착한 리 부위원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웃음 띤 얼굴로 “마침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시험단계니까 우리가 실험동물이 된 셈이죠”라고 말했다.

리 부위원장은 이후 이 지사와 함께 20여 분 동안 스타트업캠퍼스 2∼3층 디바이스 랩을 찾아 스타트업캠퍼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3D 프린터 시연 등을 지켜봤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판교에서 장소를 옴겨 수원 굿모닝 하우스(옛 도지사 관사)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점심 밥상에는 명란무만두, 새우관자어선, 돼지안심냉채, 장단사과샐러드,잡곡밥, 개성인삼향연저육, 장단사과닭찜 등과 함께 장단콩물타락죽이 올랐다.

경기도는 이 가운데 장단콩 등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장단콩은 옛 장단군의 일부인 파주시 장단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로 장단군은 파주와 개성 중간에 있던 지역으로, 임진강변의 비옥한 토지 덕분에 벼, 콩, 인삼 등의 작물을 재배하는 풍족한 농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휴전선을 경계로 남쪽은 파주시 장단면, 북쪽은 황해도 장풍군으로 나뉘면서 분단의 상징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도는 이날 밥상을 장단콩물타락죽, 장단사과닭찜, 장단사과샐러드 등 남쪽 옛 장단군 지역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북측을 상징하는 개성인삼을 주재료로 차렸다.

이날 오찬 메뉴는 황교익 음식 칼럼니스트의 도움을 받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날 오찬 밥상에 대해 분단의 상징 장단군의 먹거리로 차린 ‘평화와 통일 기원 밥상’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에는 이 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 8명과 리 부위원장 등 북측인사 5명이 참석했다.

이 지사는 오찬에 앞서 리 부위원장에게 한국에서 발간된 월북 작가이기영(이 부위원장의 아버지)의 소설 ‘고향’ 책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오후 2시30분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도농기원에 도착한 북한 대표단은 김석철 도농기원장으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았다.

리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2명은 오후 경기도농업기술원을 방문해 스마트팜(Farm) 시설과 농기계 등을 둘러봤다.

도농기원 안에 설치된 첨단온실 등 시설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도농기원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북한 대표단은 도농기원이 개발한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 다단 재배시스템’과 물고기를 키우면서 발생하는 유기물로 작물을 재배하는 수경재배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등의 실적용 가능성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팜 시설에서 나온 북한 대표단은 차량을 이용, 100m 거리의 농업기술센터로 이동한 뒤 트랙터, 이앙기 등 일선 농업현장에서 사용 중인 농기계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찰을 마쳤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북한 대표단의 이번 도농기원 방문은 지난달 두 차례 방북한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북한에 구축 가능한 스마트팜 기술을 설명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북한은 최신 기술과 농자재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관심있게 둘러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정인·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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