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시장·부틴 러시아 대통령 얼굴 '우글쭈글'… 인천 중구청 "훼손·부식 확인하겠다"

15일 인천시 중구 상트 페테르부르크 광장에 있는 기념석이 훼손돼 있다. 정민교기자

인천시는 지난 2010년 11월 20세기 초 인천항에서 침몰한 러시아 해군함 바라크함의 깃발을 러시아 측에 임대해 줬다. 그러자 상트 페테르부르크시는 답례로 ‘인천 광장’을 조성키로 했다.

2011년 3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크론슈타트 해군사관학교 인근 거리에서 가진 ‘인천 광장’ 지명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러시아에 외국 도시의 이름으로 광장을 조성한 첫 사례였다.

러시아는 바라크함 단 한척으로 일본 군함과 싸우다 침몰했고, 러시아인들은 바라크함의 깃발을 애국심의 상징으로 여겼던 터라, 인천시의 깃발 임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지명식에 참석한 송 전 시장은 연방 국립문서보관소와 기록물 교류협약을 맺고, 대한제국 시기 고종이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에게 보낸 편지 2점과 1860년대 한국인 관리의 초상 등 총 9점의 자료(영인본)도 건네받았다.

이 자리에서 “인천에서도 바라야크함 추모비가 있는 중구 연안부두 해양 광장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으로 새롭게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그해 연안부두 친수공간의 명칭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으로 명명했다.

2013년 11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송 전 시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둘러보며 우호를 다졌다.

이 같은 인연으로 지난해 5월 송 전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 러시아 특사로 파견됐고, 올해 6월 러시아 국빈 방문에서 문 대통령을 수행하는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를 돈독히 하는데 역할을 했다.

지난달 24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시 크론슈타트에 ‘인천 광장’이 준공됐다.

인천의 우호 도시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시는 인천시로부터 설계안을 받고, 광장 조성비용 일체를 부담해 1천㎡ 규모로 조성했다. ‘인천 광장’ 지명식 이후 7년 만의 결실이다.

그런데 최근 지난 2013년 푸틴 대통령의 인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 방문을 기념해 만든 조형물이 훼손됐다.

방문 당시 송 전 시장과 푸틴 대통령 일행의 사진과 함께, ‘러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이 인천을 방문했으며, 해군장병 추모식에 헌화했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기념석이다.

특히 사진 속 송 전 시장과 푸틴 대통령의 얼굴은 누구인지 조차 알아 볼 수 없고, 사진을 고정하고 있는 실리콘은 너덜너덜해 있다.

관리를 맡고 있는 중구 관계자는 “누가 일부러 훼손한 것인지, 아니면 오래돼 부식된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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