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사건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 4월 8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당시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자신과 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하면서 시작된 얘기다. 무려 7개월여 만에 끝이 나는 듯이 보이는 이 사건은 물론 전 의원이 지난달 고발을 취하하면서 묻히는 듯 보였지만 경찰이 지난 6월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와 시민 3천여명이 김씨를 고발한 사건을 계속 수사해 온 끝에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오늘 수원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씨의 협의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데 있다. 또한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러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다. 경찰 말대로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추후 법정공방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세부적인 판단 결과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서다. 진실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는 이유다.

일단 경찰이 결론을 내린 그 뒤에는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 지사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 같은 사진이 올라온 다수 사례와 김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시점 등 단서를 근거로 하고 있다. 또한 2016년 7월 중순 분당 거주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이 김씨가 유일하다는 조사 결과도 결론을 도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성남 분당 거주, 여성, 아들을 군대 보낸, S대 출신 음악 전공 등의 단서도 김씨와 일치하면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증거들이 다수 확보된 것으로 알려져 이 사건은 일단 이 지사측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반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사결과가 알려지자 이 지사측에서는 경찰의 수사결과를 놓고 전적으로 추론에 근거하고 김씨 에게 유리한 증거는 외면해 납득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어제 이 사건의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사실이라면 이 지사가 사퇴해야 한다고 까지 강경한 말을 했다. 표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여러차례 밝혔듯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면 이재명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앞으로 모든 사건의 결론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그래서 그때까지 기다리는 게 어쩌면 표 의원에 말대로 옳은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아직까지 경찰이 정황과 의심만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아직도 길은 남아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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