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한 공원에서 가방 안에 있는 탯줄 달린 영아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경찰이 용의자를 찾기 위해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지난 16일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사건 개요가 담긴 전단을 제작·배포해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 11시30분께 안산시 단원구 원곡공원에서 공원 관리자가 가방에 든 영아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들어있던 가방은 천 재질의 분홍색 크로스백으로, 성인 여성용 속옷과 영어 문구가 쓰인 티셔츠 등도 함께 발견됐다.

가방 안과 주변으로는 락스가 뿌려져 있었지만, 이는 공원 관리자가 시신의 존재를 모른 채 냄새를 지우기 위해서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0일 전에 가방을 발견했다"는 공원 관리자 진술을 토대로 지난 한 달 치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조사 과정에서 "한 달 전에도 가방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는 환경미화원의 진술도 추가돼 그 이전에 유기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커졌다.

경찰은 영아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추정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으나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한 데다, 락스가 뿌려져 있어 국과수도 DNA 채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시신과 함께 발견된 티셔츠에 적힌 문구를 통해 용의자가 인도네시아인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티셔츠 사진으로 탐문 수사를 벌인 결과 해당 브랜드가 주로 인도네시아인들이 입는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외국인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영어와 중국어, 아랍어, 한글 등 4개 언어로 된 전단을 제작, 외국인 거리 등을 중심으로 배포했다.

김범수기자

사진=SBS 방송 캡쳐
사진=SBS 방송 캡쳐(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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