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중앙정부 큰 방향 잡고 지방정부 잔뿌리 내리는 역할"… 북한인사 11년만에 산업시설 참관, 판교TV·경기도농기원에 관심 보여
옥류관 유치·농립복합형 농장 등 UN제재사항 외 사업 본격 진행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아시아태평양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아시아태평양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참석차 지난 14일 경기도를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난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방문이자 11년만에 산업시설 참관 등이 이뤄지면서 지자체 차원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추진력이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와 북측 대표단은 중앙정부가 터 놓은 남북교류 협력사업 물꼬를 지방자치단체가 이어 받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된 첫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께서 큰 길을 만들었는데 그 길을 단단히 다져서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의 몫”이라며 “중앙정부에서는 큰 방향을 잡지만 잔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극히 옳은 말씀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고 공감했다.

도와 북측 대표단은 농업, 산림, 보건의료, 체육, 관광 등 유엔 제재 국면 하에서 가능한 분야의 협력사업부터 본격 진행키로 했다.

도는 그간 추진해온 ▶옥류관 유치 ▶농림복합형 농장(스마트팜)시범 공동운영 ▶문화·스포츠교류 활성화 ▶축산업, 양묘사업 등 공동 추진 ▶임진강 유역 남북 공동관리 ▶남북 전통음식 교류대전 개최 등 남북교류 협력사업이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북측 대표단 방문은 2007년 기아자동차 공장 방문 이후 11년만에 이뤄진 북측 인사의 산업시설 참관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대표단은 판교테크노밸리와 경기도농업기술원 등 도 산업시설에 관심을 보이며 ▶공동 신도시 건설 ▶남북 공동산업단지 조성 등 공동으로 구축할 미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은 지난 15일 판교TV 현황을 들은 뒤 “(평안남도) 평성시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판교TV와 같은 사업에 대한 협력이나 협조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며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분당, 판교와 같은 신도시 건설방식을 중국이 벤치마킹해 심양과 같은 도시를 조성하기도 했다. 신도시를 건설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해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북측 관계자들은 판교TV에서 관람한 3D프린터와 앱 블루투스 방식의 사진출력기, 도농기원에서 둘러본 국화·장미 연구단지, 물고기의 배설물로 채소를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산업화 모델, 태양광 지열 병용 식물공장, 농기계 실습장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측 대표단이 이 지사에게 방북 초청 의사를 밝혀 전국 지자체장 최초의 북측 방문도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첫 대면식에서 이 지사가 “옥류관 냉면을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고 하자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은 “(리종혁) 선생님께서 기회를 한 번 만들어달라”고 제안했고, 리 부위원장은 “옥류관 분점이 경기도에 개관하기 전에 한 번 (북측에) 왔다갔으면 좋겠다”며 초청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준비가 돼 있다. 이왕이면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일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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