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재판 과정 정치적 공방 격화 예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지난 수개월 간 계속된 ‘혜경궁 김씨(@08__hkkim)’논란은 숱한 화제를 뿌렸고, 앞으로 검찰의 기소판단과 기소시 재판 등의 절차에서 더 많은 정치적 화제, 공방,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혜경궁 김씨’가 그동안 트위터를 이용해 겨눈 핵심 대상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 내부였기 때문이다.

이 계정으로 무슨 내용이 언급됐기에 수사기관이 해당 계정의 주인까지 찾아나서게 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계정은 지난 2013년께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공격 대상은 이 지사의 친형인 이재선(작고)씨 였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 재선씨와 사이가 벌어지자 이 계정은 재선씨에 대한 비난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왜 자꾸만 새누리당 국회의원 선거운동 문자 보내고 난리야? 정신병자가 운동해주면 잘도 되겠네”, “이재선? 제정신 아니죠?”,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건 이재선의 처와 딸인데 이 시장에게 덮어씌우는 이유는?”, “이재선은 왜 이 시장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려 했는지 밝혀라”등의 글을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게시했다.

이 계정은 당시 이 시장에게는 꾸준하게 지지글을 올리고 재선씨를 포함해 이 시장을 비판하는 다른 네티즌들에게는 말 폭탄을 날렸다.

이후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서 선거국면이 조성되면서 해당 계정이 정치적인 게시글을 활발하게 올리면서 논란은 더 커지기 시작했다.

“문재인이나 와이프나…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원이냐? 미친 달레반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등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구요”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도 게재했다.

올해 6월에 있었던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는 당내 경쟁자이던 최성 전 고양시장을 두고 “문돗개”, “문따까리”라고 조롱했으며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서는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고 비난하는 등 이 지사와 상대하는 인물이라면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혜경궁 김씨’라는 이름도 이 시기에 얻게 되는데 네티즌들이 댓글로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계정을 연결지으면서다.

이에 이 지사 측은 경찰이 김혜경씨를 계정주로 낙인찍은 이유가 ‘혜경궁 김씨’라는 프레임으로 이 지사를 가두어두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세월호를 공격의 도구로 삼은 게시글들은 이 지사를 제외한 진보진영 전체와 등을 돌린 격이 됐다.

이 지사를 비판한 네티즌들에게 “당신 딸이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 웬만하면 딸 좀 씻기세요. 냄새나요~”, “니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고 막말을 한 것이다.

이렇듯 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인사를 겨냥해 비난하며 이 지사의 편을 들어온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경찰의 결론이 나오면서 파문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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