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로 목숨을 잃은 A(67)씨의 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일 한 매체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백석역 인근 식당에서 딸 B(28)씨와 예비 사위를 만나 저녁을 먹고 8시 30분께 헤어졌다. 이후 백석역 인근 도로에 매설된 지역난방공사 온수관이 파열됐고, A씨는 인근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사고 직후 물이 차 안으로 쏟아지며 화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배관이 파열되면서 100℃ 내외의 뜨거운 물과 증기가 도로변과 인도로 치솟아 이 일대 3만㎡가 침수됐으며 곳곳에 화재가 나기도 했다.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 주차된 차량이 매몰되어 있다. 연합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 주차된 차량이 매몰되어 있다. 연합

20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혼자 생활해 온 A씨는 매주 한 두번 큰딸 내외 또는 작은 딸과 저녁 식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둘째 딸 B씨(28)는 “오후 11시50분쯤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조금 전까지 웃으며 밥을 먹었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내년 4월에 결혼하는데 아빠는 손자·손녀 보다 너희 둘만 잘 살면 된다고 자주 말씀해 주셨다”라며 울먹였다. 
 
연락을 받고 수원에서 올라온 큰 사위 C(49)씨도 “이번 주말 저녁 먹기로 어제 통화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라며 갑작스런 장인어른의 죽음에 망연자실했다.

앞서 이날 오후 8시 4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538번지 도로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일 오전까지 1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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