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이 계절에만 만나볼 수 있는 풍경, 하얀 겨울 옷을 입어 눈부신 자태를 뽐내는 한라산을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올겨울 한라산 첫눈은 지난달 18일에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아직 설경을 감상할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진 않았는데, 대설인 7일부터 토요일까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한라산이 하얀 겨울옷을 입고 등산객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눈꽃을 구경하려는 탐방객들에게는 '영실 코스'가 인기다.

한라산 서남쪽을 오르는 영실 코스는 영실탐방안내소∼영실휴게소∼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남벽분기점에 이르는 5.8㎞ 길이의 탐방로다.

하얀 옷을 갈아입은 기암절벽과 구상나무 숲, 윗세오름 일대에 펼쳐진 설원의 장관까지 다양한 설경이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다.

성판악 코스는 가지마다 하얀 눈이 덮인 나무들이 만들어낸 '눈꽃 터널'을 따라 탐방하는 묘미가 있다. 이 코스를 오르다 보면 산정호수의 비경을 자랑하는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눈이 내린 뒤에는 호수 안쪽까지 하얗게 변해버린 눈 세상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겨울 등산을 할 때는 준비물을 잘 챙겨가야 한다.

저체온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칼바람을 막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방한·방풍복을 반드시 챙겨입어야 한다.

땀이 나며 옷이 젖어 체온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가벼운 소재의 여벌 옷과 양말도 가져가야 한다.

눈이 쌓여 미끄러워진 등반로를 오르려면 등산화와 아이젠이 꼭 필요하며, 등산화 안으로 눈이나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를 준비하는 게 좋다. 이게 없으면 동상에 걸리기에 십상이다.

등산 스틱, 장갑, 초콜릿 등 열량이 높은 비상식량, 식수도 챙겨가야 한다.

눈이 많이 내려 대설특보가 발효되면 탐방로가 일부 또는 전면 통제될 수 있다.

사전에 기상예보와 탐방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여러 명이 함께 오르는 것이 좋다.

산을 오르지 않고서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는 1100고지가 있다.

1100고지에는 한라산을 상징하는 노루 동상과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제주 출신 산악인 고상돈의 동상과 기념비가 서 있다.

정자 모양 전망대에서는 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한라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주말 추운 날씨가 예상돼 바깥 나들이하기 꺼려진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 실내에서 휴일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제주도립미술관에서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소장품으로 본 제주의 숨결' 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집, 기증, 관리전환 등으로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제주 미술가 작품 480여점 중 국내외 현대미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제주 작가 70여명의 대표작품을 선보인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강요배·고영훈·채기선·이옥문 등의 제주 자연을 다룬 작품, 백광익·김용환·양경식·하석홍 등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제주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제주인의 삶과 신화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고영만·고영우·김순관·현충언 등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2층 상설전시실에는 강동언·강부언·김현숙·박성배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시민갤러리에서는 강승희·김연숙·김재경·홍진숙 등 신화적 상상과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는 한국전쟁 참전 제주인을 조명하는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 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이번 특별전에는 참전 용사들의 육성 인터뷰, 전쟁 유물, 개인 소품, 전우 사진 등이 전시된다. 제주 출신 호국영웅 강승우 중위, 고태문 대위, 김문성 중위, 한규택 하사를 비롯해 학도병과 여자 해병대 참전 실화도 소개된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으면 입구의 대형 돌하르방이 산타클로스 모자에 목도리를 한 채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이색 풍경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강윤실·박선희·정미선 등 제주 출신 작가 3인의 도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태고의 흙을 빚다'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의 옛집, 돌, 바람, 오름, 바다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에서 얻어진 옛 생활용품들을 작가의 현재화된 조형언어로 재구성한 작품 6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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