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은 경기 남부의 교통 중심 축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일 평균 인원이 11만 명에 달한다고 알려진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 2017년 7월 수원역에 환승센터를 개장하면서 환승주차장을 함께 조성, 유료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296-80, 수원역 환승센터 지하에 자리하고 있다. 환승센터는 수원역을 중심으로 이미 들어선 ‘AK타운’과 ‘롯데몰’ 사이에 조성됐다. 모두 129면이고, 24시간 운영된다. 일일 평균 인원을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작은 규모다. 이 때문인지 환승주차장을 이용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낮에도 입구 진입을 막는 ‘만차’라는 안내표지판이 버티고 서 있다. 기차나 공항버스를 타려면 수원역 환승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편하지만 으레 인근 화서역 환승주차장을 이용하곤 한다. 앞서 서너 번 수원역 환승주차장을 이용하려다 낭패를 본 적이 있어서다. 사정이 이러하니 수원시민들 사이에서는 AK타운과 롯데몰 직원들의 출퇴근 전후 시간만 수원역 환승주차장 이용이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어디 환승주차장뿐이랴. 주말이면 AK타운과 롯데몰 인근은 교통지옥으로 전락한다. 환승센터 개장과 수원역 앞 로터리 신호체계가 개편되면서 체증이 줄었다고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은 여전히 한숨만 나온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이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자리 잡은 이곳은 연면적만 18만㎡(약 5만3천 평)의 4층 규모로 약 300여 브랜드가 선보였다. 여기에 1분에 약 11만t이 넘는 물이 쏟아진다는 ‘실내 서핑장’, 그물망 놀이 시설인 ‘숲 모험 놀이터’ 등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성인 고객들에게 차별화한 맞춤형 공간도 눈에 띈다. 전문가에게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스크린 골프가 포함된 골프존 마켓, 반려동물 놀이터인 펫 파크 등이 그것이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10㎞ 정도 떨어진 곳에서 14일 오픈하는 AK 플라자의 ‘AK&기흥’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면적 6만826㎡(약 1만8천400평) 규모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히든 카드가 있다. 60여 종 200여 마리의 동물과 교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실내 동물원’이다. 여기에 복고풍의 실내 롤러 스케이트장, 카트 체험장 등도 가족 단위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기흥의 3040세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 고객들이 주요 타깃인 셈이다. 일단 일주일 정도 먼저 문을 연 롯데가 선점한 모양새다. 개점 전부터 출입구마다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고 전해진다. 주변 도로는 하루 종일 복잡했고, 일부 도로의 정체 시간이 늘었다는 건 덤이다.

당분간 용인 기흥을 중심으로 한 경기 동남 지역 주민들은 주머니가 탈탈 털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스웨덴 이케아도 내년 기흥점을 연다. 광명점과 고양점에 이은 국내 세 번째 매장이다. 용인 수지에는 롯데몰 수지점이, 광교에는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이 내년에 개점한다.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3년 후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경기 동남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난 것은 신도시 개발과 함께 신도시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가 계속해서 들어서면서 인구가 꾸준히 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 3040세대 가족 단위 입맛에 맞춘 콘텐츠로 무장한 까닭은 주요 타깃인 3040세대 주민들이 구매력이 높은 소비층이라는 것을 대변해 준다.

유통공룡들의 이 같은 오프라인 매장 확대는 매출이 부진한 기존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함께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는 터여서 더욱 시선을 끈다. 실제 지난해 440조 원 규모의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은 21%의 비중을 차지해 전년 대비 10%p 늘어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군살빼기에 돌입한 국내 유통공룡들이 차별화한 콘텐츠로 무장하며 오프라인 활로 개척에 나선 까닭은 글로벌 유통공룡 아마존이 지난해 유기농 식품 업체 홀푸드를 137억 달러에 인수하고, 서점 ‘아마존북스’를 지난 6월까지 15개로 늘리는 등 오프라인 전략에 여념이 없는 모습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강해야 진짜 공룡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이자 사활이다. 유통 업계가 미래를 건 승부를 앞두고 얼마나 고민했는지 경기 동남 지역 유통 대전에서 확인해 볼 수 있겠다.

이금미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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