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100세 검도인들이 많이 나와야지.”

김재일(79) 배달국무연구원장은 지난 7일 시흥 경기도검도수련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의 팔순과 책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제자들과 1시간 가까이 대련을 했다. 최종호 경기도검도회장과 실업팀·대학·도장 지도자들이 참석해 한국 검도의 산증인인 김 원장의 건강을 기원했다.

김 원장은 “오랜만에 제자들과 땀을 흘리니까 좋다”며 “이 나이에도 1시간 동안 거뜬히 검도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13살 때 검도에 입문한 김 원장은 ‘검신(劍神)’으로 불리는 8단의 경지에 오른 대표 원로 검도인이다. 국가대표 1호 출신으로 인천체육전문대학과 경희대, 부천시청 등에서 30년 넘게 선수들을 지도했고, 경기도검도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 전통무예를 연구하고 알리는 일에 몰두하는 그는 문헌으로 전해지던 한민족 전통 검술 ‘조선세법(朝鮮勢法)’을 복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전통무예 세미나에 참석하는 ‘도전’을 감행했다. 세미나 연사로 나선 그는 중남미 10여 개국 관계자들에게 한국 전통무예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몸은 고생했지만 우리 전통무예를 알린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씨름과 국궁, 조선세법 등을 중남미에 보급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글쓰기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최근에는 자서전 성격의 ‘실록검농일지’를 펴냈다. 검농(劍農)은 그의 호다.

선수시절부터 쓴 일기가 바탕이 된 책으로 이번 1권에는 50년대 이야기가 실렸다. 그는 “대한검도회 공식 자료에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했다.

또 장군들의 일대기를 무술의 관점에서 풀어쓴 ‘이야기 장군학’ 2권도 출간했다.

김 원장은 “검도 수련과 책읽기, 글쓰기로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면서 전통무예를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제자들에게는 “책을 가까이 하라”고 당부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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