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원 경기과학고 컨퍼런스홀에서 '건강한 학교운동부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운 기자<br>
8일 수원 경기과학고 컨퍼런스홀에서 '건강한 학교운동부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운 기자

“지도자들의 고용 안정이 시급하다.”

수원교육지원청이 지역 학교운동부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건강한 학교운동부 실현을 위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에서 지도자들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 8일 수원 경기과학고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황대호 경기도의원과 한원규 수원시펜싱협회 수석부회장, 오창원 중부일보 문화체육부국장, 박숙자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장학사, 2000년 시드니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 로러스 펜싱클럽 총감독이 패널로 참석했다. 지도자와 선수, 학부모 400여명도 자리해 의견을 나눴다.

황 의원은 “운동부 코치들은 큰 책임을 지고 있지만 미국 같은 스포츠 선진국과 달리 처우가 열악하고 고용도 불안정하다”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일부 다른 지역처럼 고용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수석부회장도 “급여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고, 김 총감독 또한 “자리가 안정돼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럽 전환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생선수 육성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한 오 부국장은 운동부 해체 현상을 짚은 뒤 “클럽 전환은 시대 흐름이지만 조급하게 추진되면서 지도자와 충돌이 발생했다”며 “현재 여건에서 클럽은 운동부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축구의 경우 클럽팀이 활성화한 이유는 학교팀과 동등하게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클럽 활성화를 위해선 이런 제도가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 수석부회장은 “체육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클럽으로 전환하면 소외되는 종목이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 수원 경기과학고 컨퍼런스홀에서 '건강한 학교운동부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운기자 <br>
8일 수원 경기과학고 컨퍼런스홀에서 '건강한 학교운동부 실현을 위한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운기자 

지도자와 선수, 학부모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신동연 영생고 배구 감독은 “한 해 농사나 다름없는 동계훈련에 고교 진학을 앞둔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수원에서는 영생고와 수성고가 남자 배구팀을 운영하지만, 지역에 초·중학교팀이 없다.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배구 감독은 “합숙 훈련 폐지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영복여고 조정 선수는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상당한데, 학교 수업을 마치고 가야하니까 운동량이 너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한 학부모는 “어느 학교에 어떤 종목의 운동부가 있는지 모르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스포츠캠프를 열어 정보를 제공하면 선수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주제 강연과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김 총감독은 강연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의 경험담을 풀어냈고, 박 장학사는 달라진 학교체육문화를 이야기하며 균형 잡힌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순옥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이번 토론회가 수원 체육공동체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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