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웃을 때나 기분이 좋을 때 우리 몸속에서 분비되는 엔돌핀이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새로운 발견은 또 다른 발견을 잉태한다. 의학계는 오랫동안 엔돌핀보다 더 강력한 것을 연구했고, 드디어 ‘다이돌핀(Didorphin)’을 발견해냈다. 다이돌핀은 엔돌핀보다 무려 4천 배의 효과가 있는 신비의 호르몬이라고 한다.

다이돌핀은 어떤 경우에 우리 몸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됐을 때,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리를 깨달았을 때, 엄청난 사랑에 빠졌을 때 등 ‘무엇인가에 감동 받았을 때’ 생성된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같이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을 살면서 감동받을 만한 일은 그리 흔치 않다. 들리는 뉴스라고는 기분을 우울하게 만드는 소식들뿐, 감동받을 만한 미담은 거의 없다. 모바일 메시지나 페이스북, 카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사람들은 억지스러운 감동이라도 주고받기 위해 부지런히 좋은 글이나 명언, 동영상을 올리고 퍼 나르곤 하지만 이 정도로 다이돌핀이 생성될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다이돌핀이 생성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우리 주변에는 감사할 일들이 많다. 단지 그것을 찾지 못하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길거리를 걸어 직장에 다녀와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면 보통 사람들은 거기에 무슨 감사할 일이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날은 감사한 일들로 가득 찬 하루이다. ‘아침에 숨 쉬며 일어난 것’은 어제 숨진 사람이 그토록 살기를 갈망했던 오늘이다. ‘길거리를 걸어간 것’은 입원한 환자가 병원 창문을 통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모습이다. ‘동료와 함께 직장생활을 한 것’은 일자리 없는 실업자가 그토록 소원하는 것일 것이다. ‘은은한 불빛 아래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은 일’은 갈 곳 없는 노숙자가 가장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모습이다. 모두가 보통의 일이 아닌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보면 일상의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다. 감사의 시작은 큰 것이 아니고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을 위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감사하는 것이며, 행복해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해서 행복한 것이다. 절대감사로 감사를 습관화시켜야 한다.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데 인색하지 말자. 눈물은 희로애락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이다. 이처럼 눈물은 슬플 때도 나오지만 기쁘고 감동받을 때도 흐른다. 보통 눈물은 약함과 창피함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 보자. 감동의 눈물에는 다이돌핀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 좋다는 것이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 눈물을 통해서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평균수명이 높은 이유를 눈물에서 찾는 전문가도 있다. 감동의 눈물은 몸과 마음의 치유를 가져오는 활력의 원동력이다.

서로 사랑하자. 인간의 사랑은 동물과 달라서 사랑에 대한 감정과 태도가 다양하게 표현된다. 미국 성인 대상의 한 조사에서 인생의 가장 후회스러운 장면이 뭐냐고 물었더니 ‘놓쳐버린 로맨스’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나간 로맨스에 연연하기보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자. 유산균의 신선한 생명력이 유지되려면 적절한 환경이 요구되는 것처럼 사랑도 마찬가지다. 절제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진정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감동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 몸에 다이돌핀이 샘솟는 감동을 원한다면 감사하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감동받기 어려운 사회현실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평범한 일상에서 감동을 찾아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정종민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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