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대 시흥시의회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예산안 심의가 이틀째 파행되고 있다.

여야가 예산결산위원장 자리를 놓고 대립하면서다.

출범 초기 의장단 원구성 과정에서부터 촉발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자리 다툼이 자칫 ‘준예산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시흥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따른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를 구성, 심의한다.

‘다선 의원이 임시 위원장을 맡는다’는 의회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이번 예결위에서는 3선의 홍원상 의원(한국당)이 임시 예결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예결위원장단 구성을 위해 열린 첫 회의에서 홍 의원이 곧바로 정회를 선포하며 예결위가 파행됐다.

의회 원구성 과정에서 의장, 부의장을 비롯한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한 만큼, 한국당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속개된 예결위에서도 홍 의원이 바로 정회를 선포하면서 이틀째 예결위를 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한국당 측은 이번 회기에 예결위원장 자리를 양보할 수 밖에 없다면, 내년 예결위원장 자리를 양보해 줄 것을 약속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이 바로 전 회기에서 예결위원장 자리를 가져간 만큼, 이번에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아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순번을 정해 미리 위원장 자리를 정해 놓는 것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맞서며 두 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춘호 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굳이 민주당과 한국당이 나눠먹기식으로 하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고, 앞으로도 그런식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은 “야당의 존재감을 인정하고 협치와 상생의 의정을 구현해야한다”며 “모든 것을 독식하겠다는 것은 다수당의 일방적인 횡포”라고 주장했다.

한편, 예결위가 계속 파행될 경우 본회의에서 시 집행부가 올린 본 예산안을 원안 통과시키거나 수정예산안을 발의할 경우 표결처리가 가능하다.

김형수기자/vodo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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