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이 이태원 살인사건 현장을 재연한 화장실 사진=연합뉴스
2011년 1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이 이태원 살인사건 현장을 재연한 화장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살인 사건' 피해자 고(故) 조중필씨의 유족이 사건의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김동진 부장판사)는 조씨의 유족이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를 상대로 낸 6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하거나 기각했다.

각하는 소송이 적법하게 제기되지 않았거나 청구 내용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결과적으로 유족의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고 조중필씨는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수차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당초 검찰은 현장에 있던 리와 패터슨 가운데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그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린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유죄가 인정된 패터슨은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검찰은 2011년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해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2015년 9월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조씨 유족은 부실 수사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내 지난 7월 1심에서 3억6천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국가가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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