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신화여행

최혜영 외 6명 | 아모르문디 | 428페이지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진행한 ‘신화와 예술 맥놀이-신화, 다시 이어지는 길’ 강연 자료를 토대로 ‘유라시아 신화여행’을 발간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신화강연 시리즈 ‘세계신화여행’ ‘아시아신화여행’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중동신화여행’에 이은 다섯 번째 발간물이다.

‘유라시아 신화여행’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을 중심으로 북유럽부터 중앙아시아(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공동체와 그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그리고 북유럽의 매직로드 등 새로운 이동경로와 유라시아의 고대 여신신화 등을 소개해 각 강좌별로 신화관점에서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

책의 구성은 총 8강으로 구성됐다.

1강 ‘유라시아 신화와 문명의 교류’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연구자 최혜영이 유라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특정한 신화소들을 살펴보고, 2강 ‘매직 로드, 시베리아를 지나 스칸디나비아까지’에서는 영화와 신화 연구자 김윤아가 시베리아에서 스칸디나비아까지 유라시아 북쪽 유목민이 순록을 따라 이동한 길을 ‘매직 로드(순록 길)’라고 명명한다. 이 매직 로드에 남아 있는 다양한 순록 신화를 살펴보면, 유목 민족들의 세계관과 그들이 어떤 ‘마법’의 방식을 빌려 땅과 하늘 사이의 소통을 염원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3강 ‘동북아 민족의 창세서사시와 영웅서사시’에서는 비교신화학자 최원오가 중국 소수민족인 만족의 창세서사시 ‘천궁대전’과 허저족의 영웅서사시 ‘이마칸’, 일본 소수민족 아이누의 유카르 문학 영웅서사시 ‘쿠투네 시르카’를 소개한다.

4강 ‘슬라브 민족의 풍습과 민담에 나타난 신과 정령들’에서는 러시아 민속학 연구자 이재정이 슬라브족의 신화와 러시아 정령담을 소개하며, 5강 ‘동아시아 초원 민족의 영웅서사시와 중국의 신화 다시 쓰기’는 동아시아 신화 연구자 문현선이 중국의 신화를 들여다보는데, 특히 중국의 3대 서사시로 꼽히는 ‘장가르’ ‘마나스’ ‘게세르’를 소개한다.

6강 ‘시베리아와 신화’에서는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문학 연구자 양민종이 성상화 이콘(Ikon)에 주목하는데, 대표적으로 ‘성 게오르기의 성상화’를 보면 성경의 모티브가 묘사되면서도 게오르기가 든 방패에 슬라브인이 믿는 이교의 태양신이 그려져 있어, 종교와 민속의 결합이 잘 드러난다.

7강 ‘유라시아의 여신 신화’에서 문현선은 유라시아 여신 신화,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여신 신화를 살펴보면서, 문헌 신화에서 주변적 역할을 했던 여성 인물들이 구비 신화에서는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점에 주목하며, 8강 ‘곰과 인간의 만남’에서 문학평론가 신진숙은 아이누족의 곰 의례와 신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야생의 생태철학을 고찰하고, 녹색 역사의 관점에서 현재를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텍스트’로서의 신화 연구가 주를 이뤘지만, 신화는 그것을 향유했던 사람들의 ‘삶’의 체제와 분리해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신화는 특정 시대의 문화와 함께 읽어야 하며, 인류의 원형으로서 신화시대의 삶은 신화와 의례를 동시에 바라볼 때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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