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걸음이 느려지고, 자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기력이 쇠해진 것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그동안 이런 현상을 ‘연세가 있으시니 당연한 일’로 여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근감소증(Sarcopenia)에 대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커지면서 근감소증을 하나의 질병으로서 인식하고 적극적인 관리, 즉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근육 섬유의 수나 단면적이 감소하면서 골격근의 근육량이 감소한 것을 말하는데 근육량 감소는 근력 약화, 보행속도 및 신체활동 수행능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근육량은 30대에 정점을 찍고 이후 계속해서 감소합니다. 노년기가 되면 근육량은 크게 줄어 전체의 절반도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젊을 때는 근육량의 차이를 쉽게 체감하지 못하지만, 노년층에서의 근육은 노후 질적 수준을 높이는 큰 재산이 됩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 기저 질환이 없음에도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하시고 쉽게 피로를 느끼신다면 근육량 부족에 의한 것일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절 주변 근육이 부족하면 관절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는 낙상으로 이어져 골절과 타박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유럽노인병학회에서 발표한 노인 근감소증의 새로운 진단 기준에 따르면 근력, 근육량으로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하며 보행 속도는 근감소증의 중증도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학회에서는 연속으로 5회 앉았다 일어나는 데 15초 이상 소요된다면 근감소증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가정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진단 방법으로 활용 가능하며 근감소증이 의심될 경우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체성분 검사, 악력 검사 등을 통해 근육량과 근력을 진단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근감소증의 치료는 명료합니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지방은 저절로 늘어나지만, 근육은 꾸준히 운동해야 늘어납니다.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이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 운동 습관이 들어있지 않은 경우라면 스스로 운동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족이 함께 낮은 강도의 운동을 즐기는 것부터 시작하여 주 2회 이상 중등도 이상의 강도로 약 30분 동안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형모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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