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탓… 경기도, 계약직 채용검토 해 넘겨
겨울방학프로그램 최소·축소… 3월부터 인력충원 보장도 없어 올 한해 사업계획도 '안갯속'

사진=경기도문화재단 전경

경기도립뮤지엄들이 새해부터 인력난을 겪으면서 올해 시행될 프로그램들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기도가 경기문화재단 및 산하 뮤지엄(도 박물관, 도 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선사박물관, 도 어린이박물관)의 계약 직원 채용을 위한 검토를 해가 바뀌도록 결정을 하지 못해, 계약직원 채용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인력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목인 겨울방학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손님을 맞아야할 뮤지엄들이 교육프로그램 취소, 전시·체험프로그램 축소 등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6일 도와 재단에 따르면 재단에서 근무하던 고유목적사업 계약직원 82명 중, 뮤지엄 자체 재원으로 올 2월까지 연장되는 뮤지엄숍 관리직 등 8명을 제외한 74명이 지난해 말로 계약이 종료됐다.

이에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새 계약직원들을 채용했어야 함에도, 도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적용, 계약직원 채용의 검토는 물론, 기존 2년 단위로 계약하던 계약직원들을 올해부터 9개월 미만 계약으로 대폭 축소함에 따라, 겨울방학 프로그램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겨울 방학기간 동안 5만4천600여 명이 방문한 도 박물관은 올해 프로그램 축소와 함께 전시연계프로그램은 취소했으며, 같은기간 2만5천300여 명이 방문했던 도 미술관은 기존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 대신, 새해 소원을 적어 나무에 걸어놓은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올해 어르신이 동화책을 읽어주는 ‘이야기 할머니’와 자연을 과학으로 들여다보는 ‘과학과 예술’ 등을 운영하는 대신 백남준과 연관된 프로그램은 실종됐고, 어린이박물관은 지난해 겨울방학때 재활용 만들기, 인형극, 다문화 프로그램, 과학 프로그램 등 총 587회 운영, 2만1천여 명이 방문했으나, 올해는 프로그램 횟수를 줄이고 교육프로그램은 포기하는 상황에 놓였다. 뮤지엄의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정직원은 대부분 1~2명으로, 뮤지엄 계약직원들은 프로그램 계획, 홍보, 접수, 교구·수업 준비 등을 함께 실시해 왔다.

이들 뮤지엄은 겨울방학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부족한 인력을 시간강사로 대체 투입할 예정이면서도, 일부 운영되지 않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민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탄에서 초등학생 아들과 유치원 딸과 함께 뮤지엄 파크를 방문한 김요한(37)씨는 “뮤지엄 파크에서는 박물관 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들은 매년 방학과 주말을 이용, 방문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프로그램이 많이 줄어들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 것 같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특히 1~2월은 행사성 프로그램과 함께, 올 한해 뮤지엄에서 진행될 프로그램 개발 등 전체적인 계획을 구상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인력이 3월부터 충원된다는 보장도 없어 올 한해 사업이 안갯속이다.

더욱이 뮤지엄들은 인력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도 지난해 수준에 맞출 것을 도로부터 종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전문가들이 있어야 도민들에게 높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뮤지엄들은 정규직은 물론, 계약직원까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계약직원들의 근무 기간이 줄어들며 안정적인 프로그램 관리와 운영이 불가능하고, 현재 상황과 같이 이들 직원의 교체에 따른 업무 공백이 발생할 수 없는 상황에 실적까지 내라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도 관계자는 “현재 재단의 계약직원 인력 충원에대해 검토중에 있고, 도민들이 누릴 문화 향유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 빨리 계약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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