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5세트까지 이어지는 풀세트 접전이 많이 펼쳐진다.

선두권과 하위권의 경기라 하더라도 끝장승부가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승부에 팬들은 즐겁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피가 마른다.

이같은 현상은 4라운드 들어 순위에 관계없이 풀세트 경기가 다반사로 새해 1월1일 1경기만 빼고 3일 우리카드-현대캐피탈전을 시작으로 7일 인천 대한항공-우리카드전까지 자그마치 5경기 연속이다.

1위 대한항공은 4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을 치르고 있다. 3승 1패로 전적은 괜찮지만, 그 3승으로 얻은 승점은 6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에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등 소속 선수 4명이 차출됐다.

이로 인해 시즌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대두됐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속전속결 승부가 바람직한데, 실상은 4라운드 전 경기를 풀세트 혈전으로 치르고 있으니 박기원 감독은 애가 탄다.

박 감독은 “매 경기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체력으로 한계점에 다다른 상황에서도 잘 버텨주고 있다”고 말했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기는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도 마찬가지다.

3위 우리카드는 4연승을 질주하다가 2위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에 연이어 풀세트 승부 끝에 역전패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풀세트 승부가 잦다는 것은 그만큼 V리그 남자부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평준화 속에서도 근소한 차이가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트레이드 카드가 연이어 적중하며 3위를 달리고 있지만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4위 삼성화재와의 6차례 풀세트 승부에서 단 한 번만 이겼다.

리버만 아가메즈의 힘이 떨어지는 5세트에서 그를 대신할 ‘해결사’가 없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신 감독은 “5세트까지 갔을 때는 철저하게 기본기가 좋은 팀이 이긴다. 범실 안하는 팀이 이긴다”고 설명했다.

오창원기자/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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