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45)씨는 새해를 맞아 건강을 위해 술을 끊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5년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뒤부터 매년 반복하는 결심이지만 늘 한 달도 채 못 가 실패한다는 점이다. 새해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업무들과 조직 개편으로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데다, 신년을 기념한 술자리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인지라 김씨는 금주 성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해마다 신년 계획으로 금주를 결심하는 이들이 많지만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작심삼일이 돼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을 위해 술을 끊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년 실패를 반복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무작정 술을 끊겠다는 마음만으론 금주를 성공하기 어렵다”며 “굳은 의지와 함께 새해부터 아예 술자리를 피하거나 기간을 정해 서서히 음주 빈도를 줄이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나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년을 맞아 피하기 어려운 회식이나 모임 등의 술자리도 금주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수직적인 조직사회에 있는 직장인들은 윗사람이 권하는 술을 거절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허 원장은 “우리나라는 모임에 술이 빠지지 않는 관대한 음주 문화를 갖고 있어 금주를 하기 힘든 환경”이라며 “술잔을 한번 받기 시작하면 자꾸 술을 권하므로 금주 계획을 세웠다면 미리 주위에 알리고 첫 잔부터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에 본인의 절주 계획을 선포하고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또 금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술을 대체할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허 원장은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랜 음주로 알코올에 민감해진 뇌는 습관적으로 술을 찾게 된다”며 “술 없이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금주 성공을 좌우하는 만큼 본인에게 맞는 운동이나 문화생활과 같은 건강한 스트레스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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