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에 어린이집 등원 미룬채 불안한 나날
일부 초교는 질병결석 인정 공문도

미세먼지 농도 '매우나쁨' 수준을 보이는 14일 오후 하늘 모습. 사진=연합
미세먼지 농도 '매우나쁨' 수준을 보이는 14일 오후 하늘 모습. 사진=연합

4살 아이를 키우는 곽모(42·여)씨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휴대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첫 일과가 됐다.

기관지가 약한 아이를 온통 잿빛으로 뒤덮인 하늘 아래 내놓기가 불안해서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이라고 뜬 14일 아침에는 아이를 등원시키는 대신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 “미세먼지 때문에 결석하겠다”고 말했다.

곽씨는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불안해 할 바에야 집에 두는 편이 낫다”며 “날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으면서 벌써 이틀째 어린이집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며 최악으로 치솟으면서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같은 양의 미세먼지도 어린 아이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보니 등원을 시키고도 마음이 편치 않은 탓이다.

14일 오전 인천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 평균은 87㎍/m³로, 매우 나쁨 기준인 75㎍/m³를 넘어서면서 초미세먼지 주의보로 이어졌다.

유치원생 아이를 둔 이모(44·여)씨는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는 실내에서도 100㎍/m³이 넘는다고 들었다”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먼지가 최악인 날에 밖과 다를바가 없는 곳에 몇 시간씩 아이를 둘 순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세먼지 대책을 위한 온라인 카페인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인천지역 게시판에는 한 초등학생 학부모가 ‘미세먼지가 심해서 학교를 안보내려 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는 불안감에 일부 학교에서는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의 질병결석을 인정한다며 가정통신문을 배포했다.

여기에 따르면 천식·아토피·알레르기 등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들은 의사 처방전 등을 제출하면 결석이 가능하다.

시교육청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알고는 있지만 휴교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은 미세먼지 예보가 ‘경보’가 아닌 ‘주의보’ 단계라 휴교령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휴교 권고를 하더라도 이미 방학에 돌입한 학교도 있고 졸업식 등 학사일정 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진기자/koala0624@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