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SK 반도체 전경. 사진=중부일보DB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DB

정부 주도로 올해부터 10년간 120조 원을 들여 조성하는 ‘SK 하이닉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유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용인시와 이천시 뿐만 아니라 경상북도 구미, 충청북도 청주 등은 단체장들까지 적극 나서 지역 특색과 강점을 꺼내들며 유치전을 벌이는 모양세다. 여기에 지방의회까지 가세하고 있다.

용인시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등 보유 인프라를 앞세우고,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 소재지 등을 강조하며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용인은 ‘용인~이천~화성~평택’을 잇는 거대 첨단산업 벨트 조성 카드를 꺼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우리 시에 유치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입지해 있는 만큼 인프라를 강화·확대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용인시의회는 남홍숙 의원(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용인 유치 결의안’을 채택했다.

남 의원은 “용인은 기흥반도체 공장이 입지해 있는 등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으며 풍부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반도체 산업 발전에 최적의 입지”라며 “계획대로 용인에 반도체 공장과 더불어 부품, 소재, 장비 업체까지 입지한다면 용인~이천~화성~평택을 연결하는 거대 첨단산업 벨트가 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 내 중첩규제로 인해 도시개발과 자족기능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보탬이 되고, 더 나아가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의회는 결의안을 국회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 및 전국 시·군·구에 송부할 계획이다.

이천은 ‘SK하이닉스 본사 소재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치전에 가세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SK하이닉스는 현대전자에서 시작해 36년여간 이천에서 기업을 운영해오고 있다”며 “그간 법정관리와 구리공정 등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시민들과 함께 극복하며 투쟁한 ‘이천 시민 기업’”이라고 말했다.

또 “2020년 완공 예정인 SK하이닉스 M16 공장이 들어서면 이천은 세계 제일의 반도체 도시로 거듭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면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천시의회도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홍헌표 의장(민주당)은 “결의문 채택 이후 집행부와 한 자리에 모여 논의했다. 정부가 상반기 중에 결정한다고 하는데 뒷짐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천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에 힘을 더하기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홍 의장은 “국토교통부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자연보전권역에서도 공장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대통령령으로 자연보전권역 일부 범위를 축소,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집행부와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 구미는 내부 TF를 구성했으며, 충북 청주는 수도권 집중, 국토 불균형을 지적하며 비수도권의 강점을 제시하고 있다.

김웅섭·오정인·김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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