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로 평균수명 늘어났지만 수십년 이어질 노후 불확실성 불안
빈곤·질병 등 노인 맞춤복지 절실… 관련 종사자 육성·지원책도 시급

1899년생으로 만120세인 이화례 어르신이 새해를 맞아 곱게 꾸민 70대 어르신들로부터 합동 새배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노인주간보호센터

신년 초 인천 남동구 소재 한 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는 신년을 맞은 어르신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합동 새해 인사 행사가 있었다.

인천 최고령이신 이화례(120·여) 어르신이 먼저 80대 중반의 어르신 3분에게 새배를 받고 이어 70대 어르신들이 합동으로 새배를 드렸다.

1899년생으로 비공식 전국 최장수로 확인된 이 어르신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곳 노인주간보호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어르신은 식사는 소식을 하시며, 스스로 일을 찾아 하시고, 특히 사람사귀는 것을 좋아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에서는 식사를 마치고 나면 홀로 경로당 등 동네를 마실 다니셨을 정도로 건강에 큰문제가 없다.

조성규 센터장은 “늘 웃고 계신다. 상냥하시고 함께 어울리셔도 남의 얘기 들어주는 걸 특히 잘하신다”며 “눈과 귀가 어두워지면서 가족이 혼자 바깥나들이 하시는 걸 걱정해서 사람 많은 센터에 보냈는데, 어르신이 오시고 나서는 센터가 오히려 젊어진 분위기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1960년대에는 52.4세였던 것이 1980년대에는 65.8세, 1990년에는 73.5세, 그리고 2000년에는 74.9세를 상회한다.

인천에는 주민등록상 2018년 11월 기준 100세부터 109세 어르신이 1천명, 110세 이상 어르신은 206명이 살고 있다. 90세부터 99세까지의 어르신도 2천명이 넘는다.

이제 천재지변이나 큰 질병이 없는 한 100년을 더 살 수 있는 급속한 고령화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초고령자 중에는 상당수가 요양원이나 병원에 계시거나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 있기도 하다. 국가경제 성장의 일익을 담당하고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며 살아온 예비은퇴자들도 자신의 노후에 대비한 준비부족으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초고령 사회가 도래했다고 해서 좋아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부터는 노후준비를 할 때도 수십년을 더 살 것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의 노인복지정책이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시대를 따르기 쉽지 않다. 세대별 노인일자리의 재창조와 빈곤, 질병, 부양 등 처지에 맞는 맞춤형 복지가 절실해지고 있다.

그리고 노인복지 관련 종사자의 육성·지원도 필요하다.

정 웅 인천노인인력개발센터 회장은 “‘은퇴’는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의미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로드맵이 사회적으로 체계화되어 있지 않아 은퇴 후 정신적인 방황과 초조함에 직면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은퇴 후에도 본인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거나 배우고 싶은 일을 새로 할 수 있도록 이의 뒷받침을 해줄 맞춤형 노인일자리 복지정책과 질병에 대비한 보장적 지원이 뒷받침됐을 때 비로소 안심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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