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GTX-C노선 확정 발표 후 화정동 일대 불법현수막 즐비

GTX 역이 신설되는 양주시 회정역 인근 한 인도에 불법 현수막이 내걸려 보행자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김동욱기자
GTX 역이 신설되는 양주시 회정역 인근 한 인도에 불법 현수막이 내걸려 보행자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김동욱기자

“GTX 유치가 확정된 것은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시내를 뒤덮은 불법현수막을 보고 있으면 온 동네가 투기장이 된 것 같습니다.”

16일 양주시 회정동 일대 도로에 즐비한 현수막을 바라보고 내뱉은 지역주민들의 탄식이다.

국토교통부의 GTX―C 노선 확정 발표 이후 양주시가 부동산 호재를 노린 불법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양주시내를 가득 메운 불법현수막들은 차량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리는 것은 물론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약 한 달간 1만3천여 개의 불법현수막을 수거했다.

하루 평균 400~450개씩 현수막을 떼어낸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거한 불법현수막에 비해 60%이상 늘어난 수치이기도 하다.

시와 주민들은 불법현수막 급증의 배경으로 GTX-C 노선 확정 발표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토부는 GTX―C노선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GTX―C노선은 양주(덕정)~의정부~창동~광운대~청량리~삼성~양재~과천~금정~수원까지 74.2km에 이르는 노선이다.

총사업비 4조3천88억원을 들여 오는 2021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노선이 개통하면 의정부역에서 삼성역까지 16분(기존 74분)만에 주파가 가능해진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철도 개통이 확정됨에 따라 호재를 노린 불법현수막이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 시와 지역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날 양주시 일대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 내걸린 분양업체의 현수막은 3~4개씩 똑같은 것들이 마구잡이로 걸려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GTX-C 노선 확정에 따른 부동산 광고들이다.

회정동에서 정비소를 운영 중인 김모(47)씨는 “인도나 가로수를 가리지 않고 현수막들이 널려 있어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우회전 차량의 시야를 가리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도시 전체를 거대한 투기지역으로 보이게 하는 불법현수막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의 단속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불법현수막 수거는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의 불법 현수막 단속 인원이 현재 2명에 불과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더욱 신경써서 단속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