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과 중견기업인과의 대화 바로 다음 날 청와대는 이 자리에서 나왔던 기업인들의 민원에 대한 신속한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올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최고 과제인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인 13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새로 교체된 노영민 비서실장이 행사장 입구에서 기업인들을 맞고 인사를 나눴다. 기업인과의 대화는 청와대의 적극적인 경제 행보의 일환이며 지난 번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만남 이후 두 번째 경제주체와의 만남이다. 청와대와 경제계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고용과 투자가 기업의 성장과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특히 고용창출에 앞장 설 것을 주문했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대해 정부 내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규제개혁이나 사회적 기업 관련 법안, 신한울 3·4호기 공사재개 요청,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내용들을 질문·건의했고, 이에 관련 부처 장관과 대통령이 직접 응답하면서 간격을 좁혀갔다. 상호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유연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인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부분은 기대되는 바가 크다. 청와대는 대규모 투자프로젝트 전담반을 가동하는 한편 특히 상당수 기업인들이 강조하고 건의했던 규제개혁에 대해 파격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규제가 기업 활동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조기에 성과를 창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150여 분간 이어진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말에서 그치지 않고 꽉 막힌 경제의 활력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효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기업인들이 정부를 믿고 투자와 고용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정부도 규제개혁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화답한 만큼 꽉 막힌 경제에 청신호가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자영업과 소상공인들과 대화의 시간이 남았다.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이 처음 적용되는 상황에서 각종 부작용과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최악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자영업·소상공인들과의 대화의 시간도 조속히 마련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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