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한국서 신보…국내 음원사이트에 H 유진 프로듀싱한 미니앨범 공개

입대를 약속했다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을 일으키며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이 12년 만에 한국에서 새 앨범을 내놨다.

유승준은 18일 정오 멜론, 네이버뮤직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에 미니앨범 '어나더 데이'(Another day)를 공개했다.

그가 국내에서 신보를 내는 것은 2007년 '리버스 오브 YSJ'(Rebirth of YSJ) 이후 12년 만이다.

새 앨범에는 동명 타이틀곡을 비롯해 '플리즈 돈트 노우'(Please Don't know), '캘리포니아', '라타타'(Rat-a-tat-)' 등 총 4곡이 담겼다. 프로듀싱은 가수 H-유진이 맡았다.

유승준은 신곡에서 지난날을 되돌리고 싶고 다시 사랑받고 싶다고 호소한다.

'어나더 데이'에선 'wanna loved again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 전에/ I want to be born again 아픈 모든 기억 지울 수만 있다면'이라고 노래한다.

'라타타'에선 '내 장점은 단점을 먹었쓰/ 잘 나갈 땐 모두를 씹어 먹었쓰/ 욕도 먹을 만큼 먹었쓰/ 모두가 말리는데 또 이렇게 일을 내/ 음악은 음악일 뿐 음악만은 인정해'라고 외친다.

유승준은 인스타그램에 한글로 "음악이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라며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기다려주신 팬 여러분께 이 노래를 바칩니다. 그전에 불렀던 어떤 노래보다 더욱 솔직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제 삶이고 고백입니다"라고 썼다.

이어 "부디 꽁꽁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아내리듯이 따스한 봄날 소식처럼 여러분께 다시 다가갈 날이 속히 오기를 아직도 꿈꾸고 기대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초 유승준은 지난해 11월 국내 컴백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싸늘한 여론에 앨범 유통을 맡기로 한 회사가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당시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의 비난 여론이 일었고, 음반유통사는 유튜브에 공개한 '어나더 데이' 티저 영상을 삭제하고 내부 논의 끝에 발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도 대형 유통사들이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소규모 회사가 유통 전반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네이버 아이디 lee****는 "미국서 살아 미국 사람이잖아"라고 꼬집었고, ohk****는 "성실히 병역 의무를 마친 모든 청년은 뭐가 되느냐"고 되물었다.

1997년 4월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 히트곡을 내며 최고의 댄스 가수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비난 여론이 거세자 법무부는 입국 제한 조처를 했으며 그해 2월 인천공항에서 유승준은 입국이 거부됐다.

이후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그는 2015년 5월 두 차례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어떤 방법으로든 두 아이와 함께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호소하며 사죄했다.

또 입국을 허락해 달라며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2016년 1심에 이어 재작년 2심에서도 패소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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