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운전대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고 브레이크도 안 들었어요. 이렇게 사고나는구나 싶었습니다."

A(34·수원)씨는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지난달 '지프(Jeep)' 랭글러 JL모델을 구입했다.

새 차를 구입했다는 기쁨도 잠시, A씨는 임신한 부인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할 뻔 했다.

멀쩡히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운전대는 작동하지 않았다.

가까스로 차를 세운 A씨가 서비스센터를 찾아 이유를 묻자, '랭글러 차량의 특성'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명 외제차량인 지프 차량에서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결함이 드러나고 있지만, 업체 측은 차량의 특성이라고 맞서면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에프씨에이코리아(FCA코리아), 지프 차주 등에 따르면 지프 '랭글러' 모델에서 주행 중 핸들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도로를 달리던 랭글러 차량이 파인 도로 등을 지나며 충격을 받을 경우, 이후부터 차체가 심하게 떨리는 현상이다.

차주들 사이에서 '개떨기'라고 불릴 만큼 현상은 잦다.

운전대는 좌우로 요동치며 제어되지 않고, 브레이크로도 제어되지 않는다.

이 문제의 현상은 차량 속도가 줄어들어야 멈추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체 측은 이러한 떨림은 랭글러 모델의 특성이며,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프를 수입·판매하는 FCA코리아는 해당 모델이 오프로드(산길이나 자갈밭 등 포장되지 않은 도로) 겸용 모델이기 때문에 차체가 떨리는 건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심하게 떨리는 현상도 일부 차량에서만 나타나며, 수리 후에는 운행에 지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상에서 '랭글러 개떨기'를 검색해도, 단순 떨림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차체가 흔들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랭글러 차주 A씨는 "차량을 구매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리를 하면 문제해결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벌써 같은 현상으로 두 번째 수리를 맡기고 있는 상황인데 고객 목숨을 담보로 차량 특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FCA 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리콜은 동일한 결함이 다수의 차량에서 발생할 때 가능하다"며 "랭글러는 오프로드 차량이어서 일부 떨림이 존재하며, 수리를 하면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성욱기자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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