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덕산단에 120조 투입 4개 공장 중 내년 2공장 완공
한전, 3·4공장용 송전선로 추진 안성 주민들 반발에 5년 답보

22일 오후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 하지문마을회관 일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력공급을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345kV 송전선로 건립 사업에 반대하는 지문리 주민들이 도로 가에 현수막을 걸어 뒀다. 사진=김준석기자
22일 오후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 하지문마을회관 일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력공급을 위해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345kV 송전선로 건립 사업에 반대하는 지문리 주민들이 도로 가에 현수막을 걸어 뒀다. 사진=김준석기자

2020년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건립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3·4공장 전력 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공사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5년 째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어서다.

안성시 원곡면 송전선로 지중화 여부를 두고 벌어진 한국전력공사와 주민 간 이견차가 아직까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문제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안성시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등에 따르면 한전은 2014년 5월부터 평택 고덕산업단지와 서안성변전소 지역을 잇는 345kV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고덕산단 내 4개 생산라인 가동을 목표로 건립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위한 전력공급을 위한 사업이다.

삼성 반도체 평택공장 1~4공장 투자금은 각각 30조 원씩 총 120조 원에 달한다.

총 24㎞ 길이의 송전선로는 지중화와 더불어 지상화된 송전선 및 송전탑 설치 등으로 계획됐다.

이에 해당 지역인 원곡면 주민들은 2015년부터 재산권 및 건강권 침해를 이유로 송전선로 지상화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수년째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2018년 1월 구성된 갈등조정위원회가 11월까지 28회에 걸친 회의를 거친 뒤 최종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부 도로구역을 포함한 주거지역의 지중화만 가능하다는 한전의 의견과 달리 주민들은 산림지역까지 포함한 대부분 지역의 지중화를 원해서였다.

주민들은 23일 안성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송전선로를 지중화하는 방안을 다시 요구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한전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은 더욱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DB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DB

이때문에 총 4개 공장(생산라인)으로 설계돼 건립이 추진중인 삼성 반도체 평택 공장 중 절반은 사업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내년 완공 이후 가동을 앞두고 있는 2공장까지는 현재 수급되는 전력량으로 운영이 가능하지만 2023년께 완공 계획인 3·4공장의 경우 신설 송전선로 없이 가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삼성과 송전선로 공사 계약시 2023년 2월까지 송전선로 공사를 마친 뒤 전력공급을 하기로 했지만 한전 측은 지금 당장 공사에 들어가지 않는 한 약속한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일부 지중화 방안과 관련해서도, 지중화 방안대로 추진할 경우 최소한 6~7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 측 입장이다.

원곡면비상대책위 관계자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로신설을 포함한 일부 구역 지중화 방안을 삼성과 한전에 요구할 계획"이라며 "재산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은 지중화 요구를 끊임없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비용도 문제지만 3·4공장 전력공급이 목표인 송전선로 사업 목적을 봐서라도 일부 지중화는 어렵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지중화 방안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어 추후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표명구·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