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용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주위를 먹먹하게 한다.

이달 초 김해시내에서 행인에게 뺨을 맞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현직 군인 고 박용관(21)씨가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린 후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지난 12일 "안타까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고(故) 박용관씨의 유족이 6개의 장기 기증을 결정해 23일 5명의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고 밝혔다.  

박씨 유족은 장기 기증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러나 평소 가슴 따뜻하고 주변 사람들과 나눌 줄 아는 용관이의 바람도 가족들의 뜻과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발인은 지난 23일 김해 전문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고인의 어머니 김민정씨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꿈이었던 아들이 군인 신분으로 세상을 떠나서 더 가슴이 아프다"며 "늘 먼저 떠나 가슴 아파하던 (사촌)동생을 하늘에서 만나 잘 돌봐주길 바란다. 늘 잘하라고 나무라기만 했던 게 마음 아프다. 그래도 우리 가족 모두 너를 많이 사랑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박용관씨는 지난 12일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어울리던 중 싸움에 휘말리면서 보도블럭 경계석에 머리를 부딪쳐 뇌출혈을 일으켰다.

박씨가 폭행을 당한 것은 단순히 도로에서 시끄럽게 떠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군인 신분이라 다툼을 피하고자 사과를 했지만 날아오는 주먹에 턱을 맞고 쓰러졌고 하필 보도블럭 경계석에 부딪쳐 뇌출혈이 되었다.

박씨는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돼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되지 못하고 뇌사에 빠졌다.

열심히 군 생활을 하며 간부시험을 준비해 부사관 1차 합격하고 2차 시험 후, 2월 합격 통보만을 기다리던 중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게 됐다.

홍지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