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줄(rope)이 보내는 신호의 바통(baton)을 이어받아 단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조성수(53) 로프(rope) 대표는 ‘rope’와 스스로 구조신호를 보내는 이머전시 콜(emergency call) ‘바통S.O.S’에 담긴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손해사정사로서 일하면서 조기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생명을 놓친 안타까운 사고들을 목격해왔다. 조 대표는 ‘이런 사고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확신으로 2016년 손해사정사를 그만두고 이머전시 콜 개발에 착수, 2018년 6월 바통S.O.S를 출시했다.


◇모션센싱 기반 ‘스마트’한 구조신호= 기존 이머전시 콜은 충격에 반응하는 내장형으로 에어백이 터져야만 작동한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이마저도 고급승용차에만 선택적으로 내장돼 있다. 이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사고가 발생, 의식을 잃거나 거동불능 상태에 빠지면 운전자의 운명은 말 그대로 운에 맡겨진다. 로프의 이머전시 콜 바통S.O.S는 충격반응이 아닌 차량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모션센싱에 기반,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도 스스로 신고한다.

그는 “바통S.O.S는 각도 값, 회전 값, 방위 값 등 각각 3축씩 9축의 값을 가지고 사고에 대해 정형화된 데이터를 산출하는 제품”이라며 “이런 모션센싱에 기반으로 한 이머전시 콜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도 없는 제품”이라고 자부했다.

현재 로프의 주요 고객사는 KB손해보험이다. 그뿐만 아니라 라쿠텐, 1147샵, 동키호테 등 일본 소매점에도 진출했다. 바통S.O.S는 이달 하이마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차량사고 넘어 일상의 안전까지= 바통S.O.S는 사고뿐 아니라 차선변경, 급제동, 급출발 등 평소운전습관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전운전습관지수를 표준화하고 안전운전자에게는 보험료 할인이나 주차장요금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보험료 할인은 삼성화재, KB손보, DB화재와 협의 중이며, 고양시와 주차장요금 할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한 추후 웨어러블 형태로 제품을 개발, 위치정보와 알림기능에 기반한 여성치안용품이나 등산구조용품 등으로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폰 연동기능을 활용해 차량에 아이와 강아지를 놓고 오는 실수를 방지하는 체크기능 장착은 당장의 과제이자, 가시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국토교통부에서 이머전시 콜을 2020년까지 의무장착을 추진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며 “차량용 이머전시 콜이 우선 자리를 잡으면 일상의 안전제품 형태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복제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는 “정부지원사업, 특히 시제품 지원사업을 통해 제품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 등 물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프가 입주해 있는 고양 시니어창업지원센터는 인증·특허 소요자금, 월세, 사무비품을 비롯해 멘토링까지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동료 창업자들의 조언을 구하고,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하기를 추천했다. 이를 통해 사업 아이템과 사업성에 대해 검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동료 창업자들과의 폭넓은 교류도 빼놓을 수 없죠. 사업 아이템이 복제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예비창업자들도 있을 거예요. 복제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조언과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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