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수차례 대면회의 등 계획발표 이전부터 '물밑작업'
비수도권 대립 의식 비공식화…경기도 "조만간 자세한 내용 오픈"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DB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사진=중부일보DB

120조 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지자체간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경기도가 ‘수도권 유치’를 위해 도 차원의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용인·이천 등이 총력을 다한 것과 별개로 도가 물밑작업을 진행,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힘을 쏟아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희겸 행정1부지사는 13일 경기도 경제 활성화 정책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SK하이닉스 신규투자 계획과 관련, “도는 오래 전부터 접촉해왔다”고 말했다.

김 부지사는 “예전에 삼성 반도체가 고덕에 투자할 때도 그렇고 하루 이틀에 의사결정을 한 것은 아니었다”며 “삼성 고덕의 경우 5년만에 착공까지 갔었다. SK하이닉스가 투자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추가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기획을 해왔고, 도에서도 (투자유치를 위해) 실무적으로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대규모 생산라인 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부품·소재·설비 등 수십여 개 협력업체가 상생하는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클러스터 유치 시 고용 창출 효과가 1만명 이상에 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수십조 원에 이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수도권내 조성이 최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중부일보 2월 11일자 1면 보도)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청주, 천안·아산, 구미 등 비수도권이 민·관·정 연대를 통해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도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도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이전부터 이미 당·정 등 중앙정부와 수차례 대면 회의 등을 갖고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투자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가 이같은 진행사항을 공식화하지 않은 것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비수도권과의 대립,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기조 등에 따른 갈등 유발 요소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제8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2019년 제6차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다음달 내로 확정키로 결정하면서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모양새다.

이에 따라 도 역시 빠른 시일내 진행사항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전부터 이야기가 돼왔다”며 “현재는 사전조율이 필요한 단계다. 도에서 다각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조만간 자세한 내용이 오픈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제333회 임시회 1차 본회의 도정연설을 통해 “저성장시대를 극복하는 혁신경제 육성을 위해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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