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들여 정비한 인도, 자동차가 점령… 주차공간 마련 평행주차 등 유도
도로로 내몰린 시민들 안전위협… 시민 "하얀 선 표시 주차장 착각"

용인시가 보정동 카페거리에 6억원을 들여 일발통행로 옆에 조성한 인도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시민들이 인도가 없어 차량이 다니는 일방통행로를 걷고 있다. 노민규기자
용인시가 보정동 카페거리에 6억원을 들여 일발통행로 옆에 조성한 인도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시민들이 인도가 없어 차량이 다니는 일방통행로를 걷고 있다. 노민규기자

용인시의 예산이 투입된 '보정동 카페거리'가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시가 예산을 들여 정비한 카페거리 내 인도가 개인적인 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부터인데, 시는 위법성을 인정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인도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14일 용인시에 따르면 시는 2015년 12월 경기도 시책추진보전금 3억 원과 시비 3억 원, 총 6억 원을 들여 보정동 카페거리 1.2km 구간에 경과개선사업을 완료했다.
 
당시 시는 드라마나 광고 등 다양한 방송매체를 통해 알려진 보정동 카페거리의 경관을 개선해 관광명소화 함으로써 도시관광을 활성화 하기 위해 도로포장 및 가로수 식재, 통행체계 변경,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시는 2차선 도로였던 카페거리 내 도로 3곳을 지역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일방통행으로 변경했고, 1개 차선이 없어지며 생긴 여유 공간을 시민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인도로 조성했다.
 
하지만 현재 시가 조성했다는 인도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일방통행로를 중심에 두고 양 옆으로 조성된 카페 등의 점포 앞에는 인도가 아닌 주차된 차량만이 즐비한 상황이다.
 
이 곳은 한 눈에 봐도 차량 한대가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의 일정한 간격으로 정비된 보도블럭이 점포를 마주보고 평행주차를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인도에는 평행주차 뿐만 아니라 다수의 차량이 인도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게다가,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각 점포에서 내놓은 것으로 보여지는 잡동사니들이 경계선을 나타내며, 마치 인도가 개별 점포들만의 사적인 공간으로 보여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당 구간을 찾은 시민들은 주차된 차량을 피해 일방통행로를 걸을 수 밖에 없고, 인도가 없으니 차량과 뒤섞여 아찔한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보정동 카페거리에 주차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용인도시공사에서 운영중인 공영주차장이 카페거리 입구에 위치해 있으며, 바로 옆에는 민간업체의 주차타워가 운영중이다.
 
인근에 주차장이 조성돼 있음에도 시의 예산으로 조성한 인도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게 과연 적합한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보정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미향(32)씨는 "하얀 선으로 그어져 있는 것으로 보여져 당연히 주차장인 줄 알았다"며 "시가 주차난 해결을 위해 만들어 준게 아니냐"고 말했다.
 
조신애(35세)씨는 "거리는 예쁜데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엔 위험하다"며 "차도는 있지만 인도는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 카페 대표는 "우리가 주차장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손님들이 차를 끌고 와서 주차를 하는데 막을 순 없지 않느냐"며 "절대 주차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산을 지원한 시는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용인시는 해당 구간을 인도로 조성했는데 이렇게 주차장으로 쓰일 줄은 몰랐다. 위법한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관계자들과 협의 후 상인들을 만나 주차장이 아닌 인도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정동 카페거리는 2008년께 주변에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카페가 한 두곳이 생기다, 2012년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며 인기를 끌기 시작해 현재는 120여 개의 카페와 음식점 등이 영업중이다.


김현우기자/kploc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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