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초교 기부채납 조건부 불구 재정적 손실 이유 이행 미루는 새 애꿎은 아이들 수백명 피해볼판
주민들 "약속 어기는 조합 원망"… 시교육청 "빨리 합의점 찾겠다"

14일 인천시 연수구 동춘1조합 사무실 인근에서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협의회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초등학교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14일 인천시 연수구 동춘1조합 사무실 인근에서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협의회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초등학교 설립을 촉구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인천 동춘1구역 도시개발사업 조합과 행정기관의 줄다리기로 애꿎은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조합이 사업의 이행 조건이었던 신설 초등학교 기부채납을 미루자 입주를 앞둔 동춘1구역 아이들이 볼모로 잡힌 셈이다.

14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동춘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지난 2017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3천254세대 입주에 따라 학교 신설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

동춘1구역 도시개발사업은 연수구 동춘동 754 일대에 3천254세대의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조합은 지난 2016년 시교육청과의 공동주택 세대수 협의에서 공동주택 2천484세대 학생 유발인원을 인근 동춘초로 배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분양 세대가 3천254세대로 증가함에 따라 유발 학생수도 729명에 달해 동춘초 배치가 어려워졌다.

결국 조합측은 학교 신설로 사업 방향의 가닥을 잡았다.

당시 중투심의 신설학교 최소 요건은 816명으로 학생수가 미달돼 ‘시설복합화 및 지자체 협력 방안 강구’라는 조건을 붙여 승인했다.

이에 조합과 사업 건설을 맡았던 부영주택이 절반씩 기부채납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1년여 만에 부영주택이 철수하면서 조합은 개발이익금이 줄어 재정적 손실로 인해 기부채납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교육청에 통보하면서 발생했다.

교육청은 지난 2018년 12월 동춘1구역 내 공동주택사업 공사중지 요청을 관할 연수구청에 요청했다.

동춘1구역 학교 신설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오는 3월 입주를 앞둔 동일하이빌 파크레인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이날 집회를 여는 등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서정호(연수2) 시의원은 집회에 참석해 “어떠한 행정적인 과정을 떠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의회 차원에서도 시와 교육청에 협의를 빨리 마쳐서 학교설립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강력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춘1구역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기부채납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학생들을 볼모로 시와 교육청을 협박해 사업 손실을 메우려는 조합이 원망스럽다”라며 “조합에 혜택이란 혜택은 전부 퍼주면서 정작 필요한 학교 신설문제에 끌려 다니는 시도 한심하고 조합과 시만 바라보고 있는 시교육청도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동춘1구역 학교 신설을 위해 시와 조합, 입주민대표들과 협의중”이라며 “시일내로 만나 합의점을 찾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관련기사 19면>

유정희기자/ryu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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