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유치원 중 10곳만 참여… 현장상황 맞지 않다며 문제제기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오는 3월 1일부터 사립유치원 등에 적용될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의 시연을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오는 3월 1일부터 사립유치원 등에 적용될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의 시연을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

 "현실적으로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용어도 프로그램 구성도 다 낯설기만 한데 컴퓨터조차 익숙하지 못한 원장들이 있으니까요. 더욱이 학교야 행정 분야 담당자가 있지만, 유치원은 그런 것도 아니고요."

 19일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A 중학교 컴퓨터실. 전날 교육부에서 발표한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수원 관내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도중 도중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교육은 오는 3월 원아 수 200명 이상 대형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의무 적용을 앞두고 대상 유치원 및 에듀파인 우선 적용을 희망하는 유치원을 대상으로 재무회계 및 에듀파인 활용법을 설명해주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교육에는 내달부터 에듀파인 의무 적용 대상인 원아 수 200명 이상 유치원 23곳의 절반 수준인 10곳가량의 관계자만이 참석했다.

 더욱이 이들 유치원은 에듀파인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의사를 보인 곳들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마냥 밝은 표정을 짓지 못했다.

 사립유치원용 에듀파인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현장 상황에 적용하기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유치원 원장 A씨는 "에듀파인 도입으로 투명 운영은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사립유치원 상황을 어떻게 맞춰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예를 들어 현재 우리는 원복을 구매할 때 필요 수량보다 업체 최소 수량이 많을 경우 최소 수량에 맞춰 우선 주문한 뒤, 남은 물량은 내년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하지만 에듀파인 시스템으로는 세입과 세출이 맞지 않아 이 방식으로 운영할 수가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에듀파인 도입 후 서로 맞춰나가는 시간도 1~2년은 걸릴 텐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치원 관계자 B씨는 "에듀파인을 도입하게 되면 시작부터 지원금, 수익자부담금 등 항목을 모두 나눠 정산을 하게 되는데 이걸 뚜렷하게 나누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며 "예를 들어 학부모 요청에 따라 일부 유치원은 돈을 따로 받지 않고 짧게나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비용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파인 활용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낸 유치원도 있었다. 참가자 C씨는 "회계를 알지 못해 생소한 단어들이 많긴 하지만, 같이 온 분이 따라해보시며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하셨다"며 "다만, 에듀파인 실제 활용을 위한 인증서 발급은 내부 논의를 더 거쳐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교육을 시작으로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참여를 위한 집합 교육 및 찾아가는 교육을 계속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3월 에듀파인 의무 적용 대상 유치원 196곳 유치원별로 멘토를 지정, 1대 1 전담 교육을 지원해 아직 저조한 참여율을 끌어낼 예정이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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