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포스터
사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포스터

19일 영화채널 OCN이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편성해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지구가 멈추는 날', '살인 소설',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등을 연출한 스콧 데릭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베네딕트 컴버배치, 레이첼 맥아담스, 틸타 스윈튼, 매즈 미켈슨 등이 출연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개봉해 5,446,844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인의 ‘마블 사랑’을 잘 드러냈다.

이 영화의 극장용 자막 번역은 마블 전담 번역가 박지훈이 맡으면서 팬덤의 불만이 있었지만 ‘시빌 워’ 때처럼 의미가 아예 잘못 전달된 수준으로 심각한 번역은 많지 않은 편이다.

예를 들면 (파편이 깨지지 않은)'멀쩡한 탄환'(perfect bullet)이란 단어를 '그래'로 번역했다. 어차피 의사시절 닥스의 활약을 보여주는 거라 별 지장없는 번역이고 짧은 뉘앙스에 불과하지만 뇌에 대미지를 피해갔는데 의식불명+총알이 박혔다는 것만으로 사망판정 내린 담당의사를 비꼬는 거다. 더빙판에선 '딱 봐도 총알이잖아'로 언급하고 넘어간다.

음역된 멀티버스는 원작의 멀티버스가 아니라 SF~스페이스 오페라로서의 '다중우주'이다.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원작을 아는 쪽은 혼란이 올 수 있고 영어를 모르는 관객들은 다소 매니악한 용어인 멀티버스란 게 무슨 뜻인지 의아해 할 수 있다.

미러 디멘션, 다크 디멘션 등으로 멀티버스가 번역되는데 아스트랄 디멘션만 뜬금없이 초의식의 차원으로 번역됐다. 영어를 모르는 관객들은 그냥 유체이탈하여 돌아다니는 걸로 이해하고 이게 멀티버스의 하나인 줄은 끝까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멀티버스 번역 쪽의 일관성이 상실된 것으로 더빙판에서는 아스트랄 디멘션이라고 제대로 번역했다.

이밖에 스트레인지의 이름을 이용한 말장난이나 호칭을 이용한 언어유희들을 단순하고 두루뭉술하게 번역했다. 다만 이건 미국식 호칭 문화에 기반을 둔 중의적인 뜻을 가진 농담이라 완벽하게 번역하기는 어려우나 그걸 감안해도 다소 두서없는 번역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 외에 여러 군데 대사축약이 많고 살릴 수 있었을 대사의 운율 같은 것도 깎아먹었다는 평가며 자잘한 오역도 보이는 편이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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