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LH, 23억 들여 2개 건립… 동물 이동통로가 등산로로 이용
도로와도 연결돼 제기능 상실… 시민 "그냥 육교에 더 가까워"
2. 광명 밤일생태육교
생태 축을 복원하기 위해 설치된 광명 밤일생태육교가 생태통로로서 제기능을 못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일 광명시에 따르면 하안동에 위치한 밤일생태육교는 총 2개가 이어져 있는 형태로 6차선 금하로를 통과하는 것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바로 옆 2차선 밤일로를 통과하는 생태육교는 시에서 조성했다.
LH는 광명소하지구 개발을 하면서 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도시계획도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 밤일생태육교가 위치한 하안동 부근 산이 단절되자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밤일생태육교를 만들어 지난 2009년 준공했다. 생태통로 구조물 건설비는 15억8천여만 원이며 통로 길이는 29m, 폭은 35m에 육교형 생태통로다.
이후 시도 인근 산과 생태축을 연결하기 위해 7억4천여 만원을 들여 2011년 추가로 생태통로를 건설했다. 해당 통로 길이는 23m, 폭은 12m이며 LH가 조성한 것과 같은 육교형 생태통로다.
그러나 광명 밤일생태육교는 사실상 동물이동통로가 아닌 등산로로 이용되고 있어 야생 동물 보호라는 생태육교 건립 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실제 지난 18일 오후에 찾은 밤일생태육교에는 평일 낮임에도 등산객들이 4~5명 정도 오가고 있었다. 밤일생태육교가 철산4동 야생화단지에서 가학동에 위치한 안서초등학교까지 이어진 등산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밤일생태육교 중간에는 나무 울타리를 심고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등산로가 꾸며져 있었으며 울타리 옆쪽이 생태통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2번 정도 밤일생태육교 등산로를 이용한다는 우승찬(56)씨는 “이곳은 생태통로라기보다는 그냥 육교에 가깝다”며 “여름에는 나무 울타리 좌우에 사람들이 가기도 해 동물들이 피해갈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밤일생태육교에는 등산객을 위한 나무 정자가 설치돼 있고 밤일로에서 생태통로로 진입하는 길이 나 있는 등 생태통로 자체가 단절된 모습이었다.
김은아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생태환경위원장도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생태통로가 단절돼 있어 동물들이 길을 따라 생태통로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며 “밤일생태육교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시는 자체 모니터링 결과 밤일생태육교가 생태통로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 기능 회복을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자체 모니터링 결과 밤일생태육교가 생태통로보다는 등산로의 기능만 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도에 전달했다”며 “관련 부서와 생태통로기능 회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형욱·하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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