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작 면적을 점차 늘려나가면서 후배 청년농업인의 멘토가 돼주는 것이 올해 계획이고, 장기적인 인생의 목표입니다.”

평택 안중읍 일원에서 10만여㎡ 규모의 논을 경작 중인 청년농 정연우(26)씨가 밝힌 올 한 해 구상이다.

후계농이자 청년창업농인 정씨는 약관을 갓 넘긴 나이에도 모판 제작부터 ▶재배 ▶추수 ▶도정을 거쳐 ▶판매까지 수행하는 베테랑 농사꾼이다.

그가 한 해 동안 수확하는 쌀은 4만5천㎏ 규모다. 연 매출은 2억5천만 원에 달한다.

정씨가 처음부터 농부의 길을 가고자 했던 건 아니다. 여는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이 되고자 행정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 길에는 자신의 꿈이 없었다고.

대학을 중퇴한 정씨가 미래를 고민하던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부모님의 일인 줄 알았던 농사였다.

본격적으로 영농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3년 과정의 한국농수산대학에 입학했다. 졸업한 뒤 2017년 개인대출을 받아 농지를 임차, 농사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가 진행하는 농지은행사업을 접했고, 청년창업농으로 선정돼 1.3㏊(약 4천 평)의 농지를 지원받았다.

“영농 계획만 확실하다면 ‘청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중 대비 20~30% 저렴한 농지를 ‘0순위’로 임차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죠. 여기에 한국농어촌공사는 1년차 매월 100만 원, 2년차 매월 90만 원 등 영농정착지원금도 받았어요. 신규 창업농의 약점인 초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 정씨는 농지은행 사업 신청 컨설턴트와 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청년농업인으로서 지금에 이르는 데 큰 도움이 됐던 ‘사다리’를 후배들에게도 알려주고, 함께 밟고 올라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올해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가 선정한 도내 청년창업농은 227명. 공사는 농지은행 면적의 30%를 신규 청년창업농 등 2030 농업인에게 배정, 농가당 최대 5㏊ 지원에 나선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력해 청년농 대상자를 수시로 확보,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농지지원을 이뤄나갈 방침”이라며 “여기 더해 세밀한 영농시설 점검과 관련 교육을 진행, 체계적인 후계농, 청년창업농 육성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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