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몽골에 다녀온 이후 금년에는 세계의 지붕이라 일컫는 네팔에 아내가 다녀왔다. 열 세 명과 함께한 연주여행은 변방이라는 독특한 지역에서의 프로그램이라 조금은 독특했다.

몽골은 광대한 지역이라 레슨을 받기 위해 학생들이 제2의 도시인 바이앙가르에서 단체 교습을 받았고, 네팔은 미션과 연주를 겸한 순회형태인 점이 몽골과는 다른 점이었다. 거주지가 고원이다 보니 자연히 산상연주회가 되어 마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세계 어디가도 한국 교민이 없는 곳이 없지 않는가. 네팔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비즈니스로, 선교로, 관광객으로 네팔을 많이 찾게 되는 국가이다. 따뜻한 교민들의 환대, 현지인들의 정성어린 식사와 서비스는 객고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이번 같이 미션연주인 경우도 있지만, 네팔 같은 나라에서는 한국의 KOICA(한국국제협력단)단원들도 봉사하고 있다. 직능별로 KOICA에서 모집을 하고 있는데, 현재도 55개국 2천 여명이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국위선양은 물론이려니와 청년 때 또 다른 세계에서의 체험이야 말로 인생여정의 고귀한 보물이 아닐까 싶다.

필자의 선배 한 분도 현재 베트남 정책자문관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 분은 현직 때의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무역성장을 위한 어드바이저로 협력하고 있다.

능통한 영어실력으로 글로벌시대에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희망자들은 주특기별로 신청하면 심사하여 수요국가별로 배치하여 적정한 급료를 지급하고 있다.

필자의 친구도 사립 대학교 관리자로 정년퇴직하여 현재는 대학교 설립 준비위원으로 르완다에서 봉사하고 있다.

주위에 둘러보면 대단한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은퇴 후면 쉴만한 때임에도 몸을 돌보지 않고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주저 없이 가는 것을 보면 사람마다 다 성향이 다름을 보게 된다.

르완다는 어떤 나라인가. 내전 때문에 종족간 대량학살(제노사이드)로 100만 명이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상처를 가진 나라이다. ‘호텔 르완다’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다행히 폴 카가메 현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비약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이다. 르완다는 3개국을 모델로 삼아 대외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싱가포르의 법치와 무역, 스위스의 관광, 한국의 기술력’이 바로 그것이다.

적도를 관통하고 있는 그런 열악한 나라에서 봉사하고 있는 한민족이 자랑스럽다. 심지어는 옛 소련이 버리다시피 한 동토의 땅 알라스카에도 7천명(2008년도)의 우리 교민들이 살고 있다. 주로 비즈니스, 호텔업, 수상 스키대여업 등을 영위한다고 현지 교민회장 필자에게 들려준 얘기다.

8월이 넘으면 비수기라서 관광이 어렵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대륙을 랜드브리지 삼아 세계를 향하여 뻗어 나갈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국력의 신장이 받침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부존자원 제대로 없는 나라. 거기다가 세계5위 원유수입국, 2위 천연가스 수입국이라는 별로 명예스럽지 않는 레벨을 달고 있지만, 세계 12위권이라는 경제 대국이라는 당당한 명찰을 붙이고 있다. 석유가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서 석유 가공 산업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16~17%, 반도체산업이 10~11%. 자동차수출이 8~9%의 성적표나 되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이 정도만 해도 기적이 아닌가. 한국이 과거 경제개발5개년 계획입안 당시 수출입국이라는 대명제를 케치프레이즈를 내세웠던 것은 절체절명의 한국의 위기의식을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1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밀어붙이기식 정책을 시행한 것은 두고두고 주름살이 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어찌됐든 대외적으로 방향키를 튼 것은 노마드 정신의 함양 덕택임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안승국 한국면세점협회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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