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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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처음 만난 남성과 술을 마시고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를 빌미로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수원지법 형사16단독 박성구 판사는 박 판사는 "피고인의 협박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0일 오후 10시께 버스 앞 좌석에 앉은 B(28)씨에게 행선지를 물어봤다가 같은 정류장에서 내리게 되자 맥주나 한잔 하자고 제의했고, 함께 술을 마신 두 사람은 모텔에 투숙해 하룻밤을 보냈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빌려 쓰면서 그의 여자친구 번호를 알아내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B씨의 사진까지 촬영해 B씨를 협박했다.

A씨는 백화점에 가서 30만원 상당의 손목시계를 사달라고 했으나 B씨가 거절하자 "모텔까지 갔다 왔는데, 너 그러면 법대로 할 수도 있다"며 "여자친구에게 같이 찍은 사진을 보내겠다. 요즘 '미투' 무서운 거 아느냐"며 으름장을 놨고, B씨로부터 시계값 30만원에 더해 20만원을 추가로 요구해 총 50만원을 받아 챙겼다.

돈을 받은 뒤에는 "북문(폭력조직 북문파)에 아는 오빠들이 있다. 어제 유사성행위를 요구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고 협박했고, 겁먹은 B씨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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