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부지로 경기도 용인을 요청했다. 우리는 무엇보다 그동안 이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애쓴 용인시장과 국회의원등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인재 영입이나 협력업체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모두의 관계자들이 용인 유치의 목적을 위해 청와대와 행정기관을 수도 없이 발품을 팔아온 것도 알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신청한 부지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 약 135만평 규모로 이제 부지가 확정되면 SK하이닉스는 공장 부지 조성이 완료되는 오는 2022년 이후 총 120조원 규모를 투자해 반도체 팹 4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물론 부수되는 효과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도 이 단지에 입주하는 탓이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제 결정은 났고 그래서 용인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SK하이닉스로서는 이천과 청주 ,용인이라는 반도체 거점 트라이앵글이 조성된다. 먼저 이천은 본사 기능과 R&D·마더 팹 및 D램 생산기지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충북의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를 맡게 된다. 한편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키워 국내외 경쟁력을 최대한으로 각인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마저 서 있다. 그래서인지 이런 배경으로 SK하이닉스는 나머지 2곳인 이천과 청주에 대한 투자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얼마 전에도 용인시가 다른 후보군 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부지가 확정될 수 있는 배경으로 인재 영입을 위한 측면을 지적한 바 있다. 그 만큼 메모리 반도체의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석·박사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인력이고 결국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에 클러스터가 조성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예상이었다. 이런 첨단 기술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글로벌 IT기업들이 우수 인재들을 놓고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인프라가 우수한 용인을 국내외 우수 인재들이 선호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협력사들이 실시간 유기적 협력관계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알다시피 반도체 관련 협회 회원사 244개사 가운데 약 85%가 서울 및 경기권에 자리 잡고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에 필요한 수도권 규제 완화다. 그리고 클러스터 부지가 용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앞으로 남은 절차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용인과 같은 수도권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제한하는 공장건축 총허용량제가 적용되는 이유다. 생각하기 따라 복잡한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반도체 산업을 키워 가야만 하는 이유는 더 복잡하지만 중요하기만 하다. 우리 산업의 중심에 있는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을 봐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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