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통한 '입학불안 문의' 사라져… 대신 맘카페 통해 학원 등 정보공유

‘학교 가기 싫어!’

과거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이 이같이 말할 때 부모의 걱정을 사곤 했다. 그럴때면 엄마들은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찾아 원장과 교사들한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상담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의 ‘새학기 등교 거부’가 염려돼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방문하는 학부모들의 풍경은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대신 이들 학부모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바로 학원으로 보내는 등 교육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여 주위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

21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유치원.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할 유아들의 졸업식을 마친 A 원장은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할지 걱정하고 있다.

A 원장은 “5~6년 전부터 초등학교 입학에 불안함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은 이제 사라진 것 같고 문의를 해오는 학부모도 없어졌다”며 “엄마들이 인터넷이나 맘카페 등의 인터넷 모임을 통해 정보를 얻어 미리미리 아이를 관리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엄마들은 유치원 때 내던 교육비용을 초등학교 때는 지불하지 않아도 돼 그 비용으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은 학교에서 수업 40분동안 책상 의자에 앉아있기를 힘들어 해 교실을 돌아다니면 교사에게 혼나 학교를 가기싫어하는데, 이 상황에서 새 학기를 앞두고 학원까지 보내니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이들은 발달 단계에 맞춰 가르치고 돌보는 게 중요한데 엄마들은 앉아서 공부하는 게 진짜 공부라고 생각한다”며 “엄마들은 인터넷이나 엄마들 모임을 통해 얻은 정보로 우르르 같은 학원에 아이들을 데려가는데, 이 경우가 인터넷과 엄마들끼리의 모임만으로는 올바른 정보를 얻지 못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또래 친구보다 한글 공부 습득이 늦은 자식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과거에 비해 두드러지고 있다.

인천 중구의 한 어린이집 B원장은 “요새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80% 이상의 아이들이 한글 공부를 어느정도 마친다”며 “다른 친구들보다 한글 공부를 잘 하지 못한 아이의 엄마들은 자식이 학교에서 뒤처질까봐 걱정한다”고 말했다.

백승재기자/deanbek@joongboo.com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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