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직접운영도 마땅치 않아 고심… 병원 폐쇄방안까지 검토 중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진=네이버지도
경기도립정신병원. 사진=네이버지도

경기도내 하나뿐인 공공 정신의료기관인 경기도립정신병원(이하 병원)이 존폐 기로에 섰다.

기존 운영을 맡던 의료법인이 적자 등을 이유로 등을 돌렸는데, 빈 자리를 채울 다른 법인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직접 운영하는 방안이 있지만 서울시가 똑같은 상황을 거쳤다가 문을 닫은 전례가 있어, 경기도는 병원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1982년 11월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병원 운영을 대신 맡고 있는 의료법인 용인병원유지재단(이하 재단)은 2017년 1월 도에 위·수탁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두달 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불거진 독립회계 문제를 계기로 재정 상태를 확인해보니 월 5천만 원의 적자가 발생한 데다, 수탁비 지원이 없는 등 계약 조건도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이에 계약 내용상 문제가 없는 등 사유가 불충분하다며 도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재단은 이번엔 지상권 문제를 들며 이듬해 소송을 제기했다.

첫 계약 기간이 끝나 2011년 2차 지상권 설정 절차를 밟을 때, 당초 재단 소유인 부지가 ‘처분’된 것에 해당돼 승인 절차가 필요한데 당시 그게 누락됐다며 설정을 취소해달라는 것이다.

도는 당시 양측이 이를 처분이 아닌 ‘관리’ 행위로 보고 계약을 진행해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고 맞섰지만, 법원이 지난달 1심에서 재단 측 손을 들어줘 도가 항소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는 계약 만료(3년마다 재계약) 기간인 지난 6일로부터 2주가 지난 뒤에야 새 수탁기관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연간 5억 원(재단 측 추산)에 달하는 적자와 현재 도와 얽혀있는 지상권 문제 등 때문에 공모에 나설 의료법인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도가 경기도의료원을 통해 직영 운영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를 택할 가능성은 낮다.

민간(서울시 역시 용인병원유지재단이 운영) 운영권을 되가져와 3년간 시립정신병원을 운영한 서울시의료원이 지난해 12월 적자를 이유로 끝내 문을 닫은 전례가 있어서다.

도는 병원을 폐쇄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재단은 다시 병원 운영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일단 계약상 내용때문에 3개월까지 운영을 맡기로 했지만 그동안에 발생하는 적자분을 도에 요청할 것”이라며 “연간 5억원 적자가 발생하는데 도의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현재 수탁기관 공모가 진행중이며 재단 측과 계속 협의 중”이라면서도 “2017년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병원 입원 기준 강화 등 탈원화로 향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병원을 폐쇄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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