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부문 콘텐츠 개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 가능… "후대에 3·1운동 현장 알려야"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단체 사진.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단체 사진.

영화 ‘말모이’는 엄유나가 감독을 맡고, 유해진, 윤계상이 주연한 영화다.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로, 일제에 의해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상황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다 탄압당한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루고 있다. 누적 관람객은 286만1천348명이다.

과연 경기지역 독립운동가 중에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분은 없었을까? 바로 의왕 지역 독립운동가인 이희승 선생이 있다.

그는 1930년 4월 경성사범학교 교유(敎諭)에 취임,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했다.1934년 4월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맡았고 1942년 4월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로 문과 과장에 보임됐다. 그해 10월 일제는 조선어학회를 민족운동 잔제로 규정해 ‘조선사상범 예방 구금령’과 치안유지법 위반을 근거로 관련 학자들을 검거했다. 이희승 선생은 1945년 1월 함흥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해방으로 출옥했다. 정부는 1962년 이희승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경기지역에는 이처럼 활용이 가능한 항일 유적이 219곳으로 조사됐다.

이에 도·시·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박물관·기념관·도서관 등 문화시설, 문화재단·문화원 등 준공공기관은 항일문화자원을 활용해 문화콘텐츠 개발을 기획·추진할 수 있다.

공공부분은 ▶항일문화자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서비스 사업 ▶항일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 지원 사업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 등이다.

민간부분은 ▶영화나 연극 등과 같이 항일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문화상품을 개발 ▶공공기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과 협조를 통해 문화콘텐츠를 제작 서비스 제공 ▶일반 시민이나 교사 등이 교육자료나 프로그램 자료, 연구 자료 등으로 활용하거나 작가나 연출가들이 창작 소재로 활용할 수 있게 향유자로서의 활용 등이다.

이같이 경기도 항일문화자원이 활용된다면 도서를 비롯해 영화, 드라마, 웹툰,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악, 뮤지컬, 연극, 게임, 전시기획, 체험·교육프로그램, 관광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3·1운동 당시 광주군청, 안성군청과 같이 관공서가 있던 자리는 현재도 광주 경안동 행정복지센터, 안성교육지원청이 들어서는 등 관공서가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아 지역 3·1운동을 알리는 비석이나 안내판을 설치한다면 민원인·방문객들에게 좋은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

수원은 수원화성박물관이 만세운동이 일어난 연무대와 가까워, 항일 운동과 관련 유적을 홍보 전시하는 공간을 조성해 항일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창희(안양시 주무관) 전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항일 유적의 터,지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며 “3·1운동 관련 책자를 발간해 인근 주민들에게 알리고, 교육 목적으로 진행되는 답사 행사에서 경유지로의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진갑 경기학회장은 “최근 국사편찬위원회가 도내에 3·1운동 관련 유적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600여 개가 넘는 걸로 확인됐다”며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후대에 전하고 물려줘야 하는 책임과 의무는 지금 우리 세대에 있다. 유적지 안내판을 설치해 내가 사는 마을이 자랑스러운 3·1운동의 현장임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성·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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