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 부평구 부개동 동수로 150번길과 항동로 사이에 설치된 군용철도에 쓰다 버린 자명종 시계와 음료수 병 등의 쓰레기가 가득차 있고 하수도에는 오수가 고여있다. 백승재 기자
17일 인천 부평구 부개동 동수로 150번길과 항동로 사이에 설치된 군용철도에 쓰다 버린 자명종 시계와 음료수 병 등의 쓰레기가 가득차 있고 하수도에는 오수가 고여있다. 백승재 기자

인천 부평구 부개동 주민들이 1군수지원여단과 부평역 간 군용철도의 폐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 동수로 150번길과 항동로 사이에 설치된 군용철도. 이 군용철도는 1군수지원여단에서 부평역을 거쳐 3보급단까지 이어지는 철길로, 과거 군수물품을 나르는 등의 용도로 사용됐다.

17일 1군수지원여단과 500m 거리에 있는 이곳 철도에는 깨진 유리조각과 유리병, 플라스틱병, 스티로폼, 자명종시계 등이 널부러져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비료포대와 음료수캔, 먹고 버린 빈 컵라면, 비닐봉지, 물통, 의자, 아이스크림 봉지, 싱크대 문짝, 도시락 용기, 과자 봉지, 굴 껍데기 등도 가득차 있다.

철도 옆 하수도에는 쓰레기를 담은 검은 봉다리가 한 가득 있고, 하수도는 각종 쓰레기로 막힌 탓인지 물이 썩은 채로 고여있다.

부개동 주민들은 이곳 철도가 수십년째 쓰레기가 무단투기돼 악취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하수도가 오염된 폐수로 가득하고, 행인들이 이곳 철도에 음식물 찌꺼기까지 버리고 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매년 10여 차례 이곳 철도와 하수도를 청소하며 삽으로 오물까지 퍼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상율(60) 부개1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은 “여름이 되면 잡초가 우거지기 때문에 주민들이 군용철도에 불법으로 쓰레기를 많이 버린다”며 “개 키우다가 남은 용품 버린 것, 도자기 깨진 것, 생활속에서 쓰다 남은 물품, 음식물, 오물 등으로 심한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전에는 1군수지원여단에 3군수지원사령부가 주둔해서 물자보급용으로 군용철도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철길”이라며 “개인적으로 40년 동안 군용철도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데 개선되지 않은 상황으로 주민들 모두 악취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1월 국방부와 ‘군부대 재배치 사업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 정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보급단과 예비군훈련장 2개를 17사단으로 이전할 계획을 내놓으며, 부평역과 3보급단과 사이 놓여진 군용철도를 폐선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군용철도 폐선 계획에 1군수지원여단과 부평역 간 군용철도가 빠져있자 부개동 주민들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고문은 “녹이 슨 군용철도는 이제 물자보급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인천시는 주민들이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군용철도를 폐선하는 데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재기자/deanbek@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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