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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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아파트들이 부실시공로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방송된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명품 아파트, 최고의 주거 공간' 등의 문구를 걸고 분양한 일부 신축 아파트들이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인 사연에 대해 집중 조명 했다.

견본주택만 보고 수억 원에 달하는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입주 전 사전점검에서 실제 건축된 아파트를 보고 분노하게 됐다는 입주 예정자들. 아파트 입주 전 사전점검에서 3만 4천여 건에 달하는 하자가 발생한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부실시공으로 인해 입주 예정자 상당수가 계약을 해제하는 초강수를 뒀다는 아파트도 있었다. 

'명품 신축 아파트'가 하루아침에 '부실 아파트'란 불명예를 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실시공의 근본 원인이 부동산 시장에서 지난 40여 년간 이어져 온 '선분양 후시공' 분양제도에 있다고 지적한다. 신축 아파트를 둘러싼 부실시공 논란의 실체를 '추적60분'이 취재했다. 

한 중견 건설사가 분양한 신축 A 아파트 약 114㎡(약 34평)를 4억 5천여만 원에 분양받았다는 김성경(가명)씨. 그런데 새 아파트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려던 김씨의 꿈은 허사가 되어버렸다. 거실 전면 유리창 잠금장치가 작동되지 않는가 하면, 누수로 인해 다시 바른 벽지 마감은 허술했으며, 테라스가 거실보다 높아서 비가 오면 물이 거실로 들이찰 지경이라는 것이다. 

동일한 건설사가 분양했다는 신축 B 아파트에 6개월 전 입주했다는 송영주(가명)씨. 그녀도 집 사방에서 곰팡이가 피어나는 바람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한다. B 아파트는 입주 전 사전점검에서 1,600여 세대에 3만 4천여 건의 하자가 발견돼 논란이 되었던 곳이라고 하는데. 두 곳의 아파트뿐 아니라 해당 건설사가 지은 여러 곳의 아파트들이 대거 부실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중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를 직접 하지 않고, 토목, 골조, 설비 등 40개가 넘는 공정을 수많은 하청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후,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한때 건설사 대표였다는 전직 하청업체 대표는 과거 서울에만 수십 개의 아파트를 지었다고 한다. 

그는 아파트를 부실시공 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건설업계의 관행 때문이라 고백했다. 하청업체가 건설사의 강압에 못 이겨 전문 면허가 필요한 토목, 단열 공사 등을 무면허 시공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 게다가 건설사가 준공일을 앞당기기 위해 하청업체에 시공을 서두르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날림 공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2017년, 9만여 건이 넘는 기록적인 아파트 하자 건수를 기록한 이른바 '부영 사태'. 당시 정부는 부실시공을 한 부영건설에 대해 일벌백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건설사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고, 이에 불응해 법원에 집행정지신청을 한 상황. 

'추적60분'이 취재한 신축 A, B 아파트의 건설사 역시 각종 부실시공 논란으로 여러 차례 지적되었지만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1만 세대가 넘는 아파트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홍지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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