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사흘간 장관 후보자 7명 줄지어 검증대 위에
여야, 상임위 사보임으로 화력·방패 강화
여야 4당 패스트트랙·경남 보궐선거 등 변수 작용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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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2기 내각 멤버들에 대한 국회 검증 작업이 이번 주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26일 김연철 통일부·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7일 진영 행정안전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줄지어 열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7명의 장관 후보자 모두 인사검증을 무난히 통과한 국정과제 수행의 적임자라며 철벽 엄호에 나섰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부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에 결격 사유가 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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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중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는 야당의 포화가 가장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김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이 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총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무엇보다 김 후보자가 과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온갖 논란성 발언 등을 고리로 '부적격'임을 입증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표류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깎아내리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리는 외교통일위원회의 '선수 교체'로 야당 공세에 대비했다. 

외통위 소속 7선의 이해찬 대표와 5선의 박병석 의원을 각각 국방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로 옮기고, 4선의 최재성 의원과 재선의 윤후덕 의원을 외통위에 배치한 것이다. 

민주당은 또한 외통위에 있던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를 교육위원회로 보내는 대신 그 자리에 초선의 박경미 의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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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의 소득과 지출 규모, 배우자의 종합소득세 납부 여부, 아들의 예금 입출금액과 이중국적 문제 등 전방위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청문회 전부터 파상공세를 이어왔다. 

이에 박 후보자도 자신의 도덕성을 문제 삼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윤한홍 의원 등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굽히지 않아 한국당 의원들과 박 후보자의 불꽃 튀는 설전이 예상된다.

이 밖에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증여와 재테크 의혹,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도 이번 주 초반 일부 상임위원 사보임을 통해 청문회 화력을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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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18일 회동을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인사청문회 당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는 상임위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야당이 호락호락 협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3·8 개각에 따른 7명의 장관 후보자를 '적재적소 인사'라고 보지만, 한국당은 부실한 인사검증 등을 적극 주장하며 '친북 성향 개각, 대충대충 개각'이라고 규정한 상태다. 

따라서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 간 '2라운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여부도 청문 정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초 패스트트랙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될 경우 한국당이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인사청문회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다만 한국당 입장에서는 인사청문회가 효과적인 대여 공세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하되,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변수로 꼽힌다.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보궐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한국당으로선 2기 내각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검증을 선거 승리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형성될 2기 내각에 대한 여론이 4·3 보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역시 한국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 강력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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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21일 13일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사진 왼쪽부터 권민호(더불어민주당)·강기윤(자유한국당)·이재환(바른미래당)·여영국(정의당)·손석형(민중당)·진순정(대한애국당)·김종서(무소속·정당순) 후보 등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등 7명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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