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制服)은 통일성이 있는 정해진 규격과 장식과 색깔을 맞추어 디자인 된 옷으로 제도화 된 기관에서 구성원들이 입는 옷입니다.

군대에서 열병식을 할 때 도열(堵列)해 있는 군인들과 분열식에서 행진하는 군인들을 보면 장엄하고 가슴이 벅찬 흥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국가원수들의 영접행사에서 의장대의 모습에서 지극한 예의와 정중함과 근엄함을 느낍니다.

학교 운동장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정렬된 대형으로 운동장 가득히 서 있는 학생들을 보면 생기 발랄하고 자유 분방한 자기 개성들을 교복 속에 감추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체감을 가지고 구성원의 하나로 학교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항공사의 여자 승무원들의 제복은 디자인의 예술성까지 있어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항공기의 조종사들의 제복은 하늘 길을 누비고 지구촌의 간격을 좁히며 다니는 모습에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또 오대양의 푸른 파도를 헤치며 대륙을 연결시켜 주며 넓은 세계를 좁은 세계로 만드는 여객선의 선원들의 제복 또한 멋지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선장은 승선한 여객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책임지는 노련하고 세련되며 국제적 신사로 항해술부터 여러 나라의 문물을 시시각각으로 접하기 때문에 국제적 감각 또한 남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마도로스라 하여 제복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한 팔을 펴서 먼 수평선을 가리키고 한 손으로 뒷짐을 진 모습이 선장들의 환상적이고 멋진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 마도로스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해양대학에 진학을 해서 재학 중에 해양대학의 제복을 입고 거리를 지나다니면 사관학교 생도들과 더불어 젊은이들의 부러움을 샀고 게다가 여자친구와 함께 팔짱을 끼고 다니는 모습은 제복을 입은 젊은이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낭만적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에 외항선이나 여객선에 취직이 되어 외국에 다니는 것이 그들의 생활이었고 가끔 귀국을 해서 고향에 나타나서 외국 제품을 부모와 형제 친지들에게 나눠주고 외국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동네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여객선의 선장은 해양대학에서 항해학을 전공하고 2급 항해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선장으로 직임을 감당하고 대형 여객선은 1급 항해사가 선장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오랜 경험에서 오는 경륜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선장은 다른 선원들을 관리하고 선박에 관한 모든 것을 최종 책임자입니다. 모자와 상의와 하의 신발에 이르기까지 선장의 제복은 권위와 품위가 주위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실제 장면을 보여 준 이준석이란 선장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탑승객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가던 세월호에는 수학여행의 기대에 부푼 단원고 학생들 324명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이 배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바다에 침몰했습니다.

172명이 구조되었고 300여명이 넘게 사망했습니다.

침몰되는 순간 여객선의 승객들이 살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치며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애썼는지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아비규환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이럴 때 노련하고 경험 많은 선장은 선원들을 일사 분란하게 지휘하며 극한 상황 속에서도 영웅적 모습으로 승객들의 생명을 목숨을 바쳐 구했어야 하는데 살려달라는 승객을 외면하고 팬티바람으로 탈출하는 기막히고 한심한 모습에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선장이 제복을 벗어던지고 팬티만 입고 항해를 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런 자가 선장이라니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의관정제(衣冠整齊)를 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여 글공부를 했고 바깥 출입을 했습니다.

군주론(君主論)의 저자 마키아벨리는 글을 쓸 때는 정장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평정심을 가지고 매일 글을 썼다고 합니다.

제복은 입는 순간 책임감과 권위와 자기의 몸가짐을 당당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제복은 아무나 입는 옷이 아닙니다. 따라서 제복은 이들은 그들의 책임이 제복에 의해 주어지는 반면 제복을 입지 않은 이들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신뢰하고 존중하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고 있는 군인과 경찰 소방관들에게는 더더욱 격려와 신뢰와 존경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유화웅 시인수필가, 전 굿파트너즈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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