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누구도 상상도 못했다. 우리나라가 2017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5개 국가의 석탄발전 비중이 모두 글로벌 최상위권에 랭크된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가 상습화 되면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까지 세계적으로 공기의 질이 안좋은 것으로 알려진 것은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쩌면 이런 얘기들은 각국의 에너지원 다양화와 대기질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엿보게 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더구나 한국과 중국에서는 앞으로 몇년간 석탄발전소가 계속 늘어날 예정이란 소식과 함께 결국 서로의 대기 환경은 더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증가되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2017년 국가별 연평균 미세먼지 수치에서 인도(90.2)와 중국(53.5), 베트남(30.3), 한국(25.1), 남아프리카공화국(25.0) 등이 최악 5개국에 올랐다는 소식이고 미국이 7.4이고, 중국과 한국의 인접국인 일본이 11.9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나쁜 수치로 여겨지고 있다. 도대체 물 좋고 산 좋은 금수강산이란 말이 언제적 표현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이러한 통계권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하고 있다. 이들 5개 국가는 각국의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석탄발전 비중에서도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다.

짐작하다시피 석탄 사용의 끝은 미세먼지다. 그래서 통계끝의 여러 비중을 따져보면 그 결과는 자명해 지고 있다. 남아공 석탄발전 비중이 무려 87.7%에 달해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인도(76.2%)와 중국(67.1%)이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는데 한국과 베트남도 각각 46.2%와 39.1%로, OECD 35개 회원국의 전체 석탄발전 평균 비중은 물론 전세계 평균 38.1%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지나칠 수 없는 얘기는 중국과 한국에서 앞으로 석탄발전소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으로 당장 몇년 내에 에너지믹스 개선을 통해 대기질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이유에 우리는 더 없는 걱정의 산을 안고 가야 한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미세먼지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은 이미 사상 처음으로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소를 올해 안에 착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중국이 최신형 원자력발전소를 잇달아 가동하며 원전 굴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와는 달리 중국은 2030년까지 해상 원전을 포함해 전체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해상 원전의 장점은 공간을 작게 차지하고,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대기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의 그것과 거꾸로 가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은 여전히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어디하나 석탄으로 인한 미세먼지를 줄여보겠다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석탄발전 쏠림 현상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과거 영국과 일본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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